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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발라드 부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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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발라드 부활을 꿈꾼다

입력
2000.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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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새음반 'Desire To...'6장의 음반을 1,000만 장 넘게 판매해 아시아권에선 최고의 음반판매량을 기록한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32). 2년간 칩거했던 그가 14일 음반

‘Desire To Fly High’를 들고 컴백한다. 탈세혐의, 그리고 무혐의 처분을 받은 1998년 7월부터 1999년 11월까지 신승훈에겐 세상과 사람이 두려웠던 시간이었다.

“타의에 의해 쉬게 되었죠. 처음엔 정말 억울했어요. 돈에 무관심했던 것이 그렇게 발목을 잡다니. 하지만 프로라면 그런 점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걸 배웠죠. 하지만 노래는 정말 문제였어요. ‘필(Feel)’로 사물을 보는 스타일인데 도대체 한 곡도 나오질 않는 거예요. 류시화의 시를 읽으면서 조금씩 감성을 되찾았어요. 지난 9월부터야 처음 가사를 쓰기 시작했어요.” 할 말이 무척 많은 신승훈. 세상에 대해,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대망의’ 타이틀 곡은 그간 가제 ‘비상’으로 알려진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이다.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하늘에 별이 떠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사람에게 바치는 노래”란 설명이다. 가수로서 대중의 정서에 충실하려는 그와 뮤지션으로서 새로운 음악세계에 도전하려는 욕심이 어우러진 곡이다. 멜로디는 그답지만 소금 오고무 등 국악기 리듬에 아프리카 기우제에 쓰인 기원의 소리, 우드 드럼 등 아프리카 민속악기를 더했다. 요즘 부쩍 자주 시도되는 월드 뮤직 스타일이다. 꿈을 쫓는 아이의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환상을 그린 뮤직비디오도 사이판에서 촬영 중. 뮤직비디오로 한 몫 보려는 시류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욕심이 생겼다.

‘보이지 않는 사랑’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하프와 팀파니 등 화려한 오케스트라 반주가 화려한 ‘가잖아’, ‘보이지 않는 사랑’에 열광하는 어머니를 위해 만든 ‘이별 그 후’를 권할 만하다.

“죽은 김현식, 유재하 선배를 가장 존경해요. 10년전 가수 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언더그라운드는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활동하고 싶었어요. 몰론 가수냐 뮤지션이냐 한 길을 택해야 한다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죠. 그러나 점진적으로 앞서가는 음악을 하려 해요. 점이 이어져 선이 되듯.”

2년 만에 돌아 온 신승훈. 세상은 많이 변했다. 시험대에 선 것은 싱어송 라이터 신승훈의 7번째 음반만이 아니라 우리 발라드, 모두일지도 모른다.

_신승훈의 발라드란 어떤 것인가.

“애이불비(哀而不悲), 슬프지만 울지 않는다는 말에 딱 어울리는 것이다. 요즘 댄스곡은 “너 가냐. 그럼 안녕” 이런 식이다, 그렇지만 ‘미소 속에 비친 그대’ 같은 곡의 정서는 ‘가더라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초우’는 가곡도, 트로트도, 민요도 아닌 우리나라의 노래다. 이런 음악을 해 왔고, 앞으로의 지향도 그렇다.”

_변진섭 신승훈 윤상 등이 활동했던 1990년대 초반, 우리나라 발라드계는 찬란했다. 그러나 서태지와 아이들 등장 이후 발라드는 고사한 것처럼 보인다. 이제 발라드의 시대는 끝난 것인가.

“스트레스가 많은 시대다. 차 안에서도 여유있게 음악을 느낄 수 없는 시대다. 리듬 위주의 음악이 유행하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셀린 디옹, 머라이어 캐리 등 성인 취향의 발라드인 어덜트 콘템포러리 가수들이 나오면서 다시 발라드 시대가 왔다. 발라드는 쉽게 사라지는 노래가 아니다. 문제는 가수가 없다는 점이다. 발라드를 잘 부를 만한 가수도 제작자들이 댄스가수로 만들어 버린다. 그것이 쉽게 돈을 벌기 때문이다. 작곡가들도 제작자의 장단에 맞춘다. 가수, 제작자, 작곡자 3박자가 맞아 떨어져 발라드가 시들고 있다. 급변하는 것만이 최선인 세상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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