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청은 기독교 2000년 역사에서 교회가 인류에게 범한 각종 과오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문건을 7일 발표한다.‘회상과 화해: 교회의 과거범죄’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십자군 원정, 신대륙 원주민 학살 등의 과오를 인정하고 있다. 이 문건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회의 세번째 밀레니엄(대희년:大禧年) 시작에 맞춰 발간하는 것이다. 교황은 12일 용서를 주제로 한 바티칸 미사에서 교회의 잘못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이 밝힌 기독교의 과오는 다음과 같다.
피로 점철된 십자군 원정= 1095년 교황 우르반 2세의 칙령에 따라 ‘성지회복’을 명분으로 시작된 십자군 원정에서 많은 유대인과 이슬람교도가 학살됐다. 4년간 7만명의 예루살렘인들을 학살한 첫 원정을 비롯, 6차례의 원정으로 기독교와 이슬람교간의 평화적 공존기회가 사라졌다.
유대인 박해= 초기 기독교는 예수를 죽였다는 이유로 유대인을 원수처럼 여겼다. 교회의 유대인 탄압이 본격화한 십자군 원정이후 유대인들은 희생양으로 가장 많이 이용됐다. 교회는 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량학살(홀로코스트)에 침묵을 지켰다. 1998년에야 교황청은 나치에 대한 기독교의 저항이 만족스럽지 못했었다고 뒤늦게 시인했다.
교회의 가혹한 형벌= 13세기 교황 이노센스 4세는 신앙고백을 이끌어내기 위한 고문을 승인했다. 마녀 화형식은 100년동안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교회의 고문형은 19세기가 돼서야 공식 폐지됐다.
신대륙 무차별 학살 방조=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 이듬해인 1493년 당시 교황 알렉산더 6세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정복활동을 옹호했다. 정복자들은 선교를 명분으로 원주민 학살극을 벌여 16세기 멕시코 원주민 수는 1,5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줄었으며 교회는 이에 대한 이론적 정당성을 부여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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