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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왔건만‥목타는 대지에 속타는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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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왔건만‥목타는 대지에 속타는 농심

입력
2000.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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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가뭄으로 전국이 목이 탄다.특히 영남과 전남, 충남 지방은 일부 지역에서 극심한 식수난은 물론 양파, 마늘, 보리 등 밭작물이 말라죽거나 황화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12월1일부터 6일 현재까지 강수량은 대구가 11.1㎜, 경북 안동 13.6㎜, 경남 마산 25.9㎜, 전남 여수 33.6㎜, 대전 39.6㎜에 불과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2일쯤 전국적으로 약간의 비가 오겠다”며 “그러나 당분간 가뭄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실태와 전망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경남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평균강우량은 43㎜. 예년의 30%에 불과하다. 남해군 3,441가구가 5일에 6시간씩, 이동면 1,076가구가 3일에 7시간씩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특히 통영시 한산면 여차마을 등 10개 섬마을은 간이상수도가 말라 3개월째 해수담수시설과 식수차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보리는 싹이 누렇게 변하는 황화현상을 보이고 있다. 마늘도 줄기가 평년보다 짧고 이파리수도 적어 수확이 크게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북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한 2월 이후 강우량은 2.7㎜에 불과하다. 안동 등 북부 지역과 경주 등 7개 시·군 8,000여명은 제한급수나 소방차에 식수를 의존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될 때까지 큰 비가 내리지 않으면 심한 용수난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산불도 급증, 6일 현재까지 24건에 피해면적 26㏊로 지난해보다 3배나 늘었다. 경북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2월말 현재 보리의 평균 키는 8.1㎝로 평년에 비해 1∼1.5㎝ 작고 일부 지역에서는 말라죽기까지 하고 있다. 마늘과 양파도 잎과 줄기가 말라 자칫 가격파동까지 우려된다.

■전남 일부 섬 지역에 가뭄이 지속돼 주민 1만2,000여명이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완도군 군외·보길면은 작년 12월 평균 1.7㎜의 비가 내린 이후 지금까지 한 방울도 내리지 않고 있다. 신안군 흑산도 진리1·2구와 예리, 죽항리등 섬 주민 2,128명이 이날 현재 45일째 격일제 급수를, 해남군 문래면도 이틀에 한번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대전·충남 올들어 2월말까지 강수량이 31.6㎜로 예년 평균(74.4㎜)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특히 2월은 예년 평균의 10%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저수지 저수율이 98%나 되고 대전·충청 지역 상수원인 대청호 수위도 예년보다 4㎙ 높은 70.12㎙에 달해 농사와 식수공급에 아직 큰 문제는 없다.

한편 지난달 29일 이후 건조한 날씨로 보령, 예산, 공주 등에서 야산에 불이나 주민 3명이 질식해 숨졌다.

/이동훈 이동렬 정광진 안경호 전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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