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총재의 종로 출마 문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이 시끄럽다. 이총재는 자신의 종로 출마 여부가 정치권의 초미 관심사로 떠오른 6일 “확실한 후보가 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이원창(李元昌)특보 등 총재 측근들도 “전국 선거를 치러야 할 이총재가 지역구 선거에 묶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면서 “특히 1,000-2,000표차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 지역에선 이총재의 선거지원이 절실한 형편”이라고 논의 확산을 가로 막고 나섰다. 이특보 등은 심지어 “종로지역 공천자인 정인봉(鄭寅鳳)변호사의 지지도가 올라가자 민주당에서 일부러 이총재 출마설을 흘린다는 정보가 있다”며 여권의 ‘교란작전’ 개연성까지 거론했다.
이총재 측근들이 여권의 역공작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정변호사 보호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우려하는 것은 오히려 이총재가 출마할 경우의 위험성이다.
이총재는 이미 종로 출마를 거부한 ‘전력’이 있다. 98년 7월 보궐 선거 때 이총재는 주변의 강력한 권유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가 지역선거에 어떻게 나가느냐”는 이유를 대며 끝내 출마를 거절했다. 이총재가 당시 종로에 발들여 놓기를 고사했던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무엇보다 이총재는 종로를 위험지역으로 보고 있었다. 비주류와 여권이 무언의 교감하에 합작을 하면 '대선 1,000만표'의 위력조차 잠재울 수 있는 블랙 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당장 서청원(徐淸源)선대본부장 등은 이총재가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전의 승부수로 그만한 카드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6일 선거대책 회의에 참석한 김영구(金榮龜)부총재도 『한나라당의 수도권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총재가 출마하면 확실한 바람몰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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