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얼마나 빠르게 우리의 삶 가까이로 다가오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TV광고이다. 광고 중에 ‘닷컴’이니 ‘쩜콤’이란 말이 종종 들리기 때문이다. 갑자기 등장한 이 ‘닷컴’과 ‘쩜콤’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인터넷 웹사이트를 만들면 웹사이트의 주소로 쓰이는 도메인 네임(Domain Name)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주소를 한국 주소로 신청하면 ‘***.co.kr’ 로 끝나고, 미국으로 직접 신청하면 ‘***.com’ 이라는 주소를 받게 된다. com은 기업이 소유한 웹사이트란 뜻이고 그 앞에 붙어있는 마침표가 영어로 ‘닷(dot)’이기 때문에 ‘.com’을 ‘닷컴(dot com)’으로 읽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마침표를 우리말로 읽으면 ‘점’이기 때문에 ‘점콤(쩜콤)’으로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말은 달라도 결국 같은 뜻이다. 광고를 하는 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에 ‘닷컴’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 닷컴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벌이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회사 이름을 도메인 네임과 똑같이 쓰는 바람이 인 것이다. 예를들어 예전에는 회사이름이 IBM이면, IBM의 홈페이지 주소가 www.ibm.com이었지만 최근에는 회사 이름 자체가 about.com 혹은 buy.com 식으로 회사이름 자체에 ‘닷컴’을 포함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이런 ‘닷컴’ 기업들은 100%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즉, ‘회사이름에 닷컴이 들어가 있으면 인터넷 기업’이라는 등식이 구성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한솔PCS가 ‘한솔M닷컴’으로 이름을 바꿨고 영진출판사도 ‘영진닷컴’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런 분위기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돼 무척 많은 ‘닷컴’기업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왠지 ‘닷컴’이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90년대 초반 인터넷이 국내에 소개됐을 때부터 한국의 네티즌들이 표준말로 삼아 불러온 ‘쩜콤’에 더 애착이 가기 때문이다. 물론 인터넷 비즈니스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글로벌한 이미지를 가지는 데는 ‘닷컴’이름이 더 도움이 되겠지만 국내에서는 ‘쩜콤’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친숙하지 않을까? 마치 전자우편 주소의 ‘@’기호를 ‘골뱅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편한 것처럼 말이다. (참고로 ‘@’은 ‘앳(at)’으로 읽는다.) 도메인 네임은 미국식이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는 한국문화로 남았으면 한다.
/류지창 천리안 인터넷 방송국장 harp@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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