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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의석 '눈치작전'

입력
2000.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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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초반부터 여야 3당이 ‘목표의석수’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가능치’가 높게 알려지는데 따른 반발심리를 우려해 몸을 사리는 반면, 자민련은 일반의 예상보다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허장성세’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민주당 김한길 총선기획단장은 5일 기자회견을 자청, “안정속의 개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최소의석을 지역구 100석 정도로 보는데 이는 결코 쉬운 목표가 아니다”며 “당 정세분석국의 조사결과 현재 우세지역이 64곳, 경합지역은 68곳 정도”라고 밝혔다. 김단장은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100석을 얻을경우 전국구가 18석이 가능하다고 말해 민주당 목표의석이 118석임을 밝혔다.

김단장은“일부 언론에서 민주당이 수도권 47곳에서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보도했는데 여기에는 상당한 거품이 더해졌다고 본다”며 “민국당 창당후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 차이가 벌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일시적 거품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이처럼 ‘여권 우세’분석에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야당의 ‘여당견제론’에 근거를 제공, 역효과가 날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단장은 “견제론 얘기를 하는데 3분의1밖에 안되는 초라한 의석을 가지고 2년을 끌어온 여당에 무슨 견제냐”며 “현재 국회에서 가장 힘있는 당은 한나라당”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목표의석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온 것은 ‘견제론에 대한 견제’인 셈.

민주당이 비교적‘겸손한’ 목표치를 발표하자 한나라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민주당 발표가 나온 직후 한나라당은 ‘중간판세를 통해본 예상의석수’를 지역구 102석과 비례 18석을 합쳐 120석이라고 밝혔다. 130석 정도를 목표의석수로 말하던 것에 비해 10석 정도 낮게 잡은 수치다. 한나라당의 지역구 목표의석은 민주당 보다 불과 2석 많은것이다. 한나라당 역시 선거초반 판세가 ‘야당강세’로 알려지는데 따른 표심의 이반가능성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자민련은 이날 지역구 77석, 비례대표 14석 등 현재 의석보다 40석 가까이 높은 91석을 목표치를 발표했다. 최근 일각에서 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 구성가능성 마저 의심하는 등 ‘약체’로 바라보는 시각을 일축하기 위한 의도적 ‘부풀리기’로 보여진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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