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방송사의 오락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는 협찬을 하지 못해 안달이다. 하지만 정작 지원이 절실한 프로그램은 외면한다. 바로 KBS ‘전국장애인가요제’. 1996년 1회를 시작해 장애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전국 장애인 가요제’가 협찬을 구하지 못해 올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삼성이 1, 2회를, 대한생명이 3, 4회를 협찬했으나 올해는 현재까지 협찬사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4월 2일 방송을 위해 3월 30일까지 녹화를 마쳐야하는데 협찬사가 없어 최근 본선 녹화가 6월 말로 연기된 상황이다.
장애인 가요제 제작을 맡고 있는 KBS 영상사업단 정평기 PD는 “2억원이 소요되는 협찬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경기가 회복됐다고 하지만 기업들이 긴축재정을 하고 있는데다 장애인 프로그램에 선뜻 지원을 하려 하지 않아 계획대로 장애인 가요제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단체는 KBS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장애인단체는 “KBS가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임에도 직접 장애인가요제를 제작하지 않고 외부 독립프로덕션에 맡겨 협찬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방송을 연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고 비판했다. 또 KBS영상사업단의 협찬에만 의존하는 것도 잘못이라는 지적도 많다. 이에 대해 정평기 PD는 “전년도 예산 계획을 세울 때 올해 장애인가요제 예산이 잡히지 않아 어쩔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1년에 한번 열리는 장애인 가요제를 기대하는 많은 장애인들은 기업이 협찬을 하든 KBS영상제작단이 제작비를 부담하든 조속한 시일내에 행사가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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