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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이사람] (6) '명성황후' 이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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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이사람] (6) '명성황후' 이태원

입력
2000.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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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주연 이태원『이러다간 왕비병에 걸리겠어요』

뮤지컬 「명성황후」의 주연 이태원(34)의 새천년은 월드스타답게 바쁘다. 13일에는 영국으로 건너가 뮤지컬 「왕과 나」의 주역 티엥 왕비로 무대를 누벼야 한다. 영국의 브로드웨이라 불리는 웨스트 엔드의 유서깊은 펠레디엄 극장에서 앞으로 1년 꼬박 공연하기로 전속 계약했다. 1996-98년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서도 함께 작업한 연출가 크리스토퍼 랜셔가 이번 영국 무대에서 함께 작업하기로 돼 있으니, 한결 부드러울 것 같다.

『한국 여인치고 이렇게 멋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오랫동안 명성황후와 사랑에 빠져있는 이태원은 오늘도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을 달군다. 이 작품 아리아 중 그에게 일임된 부분은 모두 18곡. 특히 「백성이여 일어나라」와 「어둔 밤을 지켜주오」는 듣는 이로 하여금 소름마저 돋게 한다. 28인조 오케스트라에 사물놀이가 함께 하는 음악을 뚫고 솟아오르는 그의 목소리는 국내 뮤지컬사의 신지평을 가늠케 한다.

매일 오후2시부터 9시까지 강행된 연습에서부터 그의 무대는 이미 시작됐다. 작품 구석구석을 훤히 꿰뚫고 있지만 이번 재공연 때도 그는 연습을 한번도 빼먹지 않은 악바리다. 연극 작업은 절대 혼자 하는 것이 아님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적어도 코러스와의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그는 연습실에서 함께 뒹굴어야 직성이 풀린다. 명성황후 관련 서적만 모두 15권을 뗀 완벽주의자.

1995년 공연을 시작한 이래 국내외 공연을 통틀어 302회 무대까지 와 있는 「명성황후」. 1대 윤석화가 30회, 1997년부터는 2대 김원정·이태원 더블 캐스팅으로 146회, 1999년부터는 이태원 혼자 126회. 이번에는 왕세자 역의 김가람(11)이 너무 귀여워 그는 숫제 가람이의 엄마가 된 심정으로 무대에 임하고 있다.

중3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어드 학부와 대학원 등 모두 7년 수련을 거친 그는 여성 가수로서는 희귀한 「콜로라투라 메조 소프라노」다. 중음부터 고음까지 자유롭다. 그는 『재미있을 것 같아』 응한 브로드웨이 오디션 무대에 합격, 대중을 위한 클래식 가수로 거듭났다. 찬송가 음반을 1장 낸 그는 4월이면 영국 닥스 미디어 음반사에서 첫 세미 클래식 음반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국음악으로는 판소리를 특히 좋아 한다.

『런던은 처음이니 실망시키지 말아야죠』 다짐과 함께 그는 오늘도 명성황후에 피와 땀을 불어넣고 있다. 3월1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콜로라투라 메조에게 보내는 갈채로 뜨겁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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