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이탈리아 방문 이틀째인 3일(현지시간) 상·하원 의장을 각각 면담한 데 이어 마시모 달레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유럽국가들은 의원내각제이기 때문에 김대통령은 방문국마다 대통령,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갖는다. 김대통령은 4일 교황청을 국빈 방문한다.○…한·이탈리아 정상회담은 빌라 마다마의 당골로실에서 김대통령과 달레마 총리 및 양측 대표 9명씩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전날 카를로 아젤리오 참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포괄적인 논의가 오간 데 비해 달레마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한·이탈리아 중소기업 산업협력위」 구성, 중소기업 협력에 관한 공동선언문 채택 등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됐다.
회담이 열린 빌라 마다마는 16세기 메디치가의 줄리오 데 메디치 추기경의 명으로 몬테마리오 산기슭에 전원적 분위기로 건축된 별장. 개인 소유로 이어지다가 1941년 이탈리아 정부가 매입, 외교 행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회담 후 양국 정상은 로마나홀로 자리를 옮겨 양국 외무장관간 사회보장협정과 관광협력협정 서명식, 양국 산업자원부장관간 중소기업협력에 관한 공동선언과 산업디자인협력에 관한 공동선언 서명식에 임석했다. 김대통령과 달레마총리는 조약서명식이 종료되자 샴페인으로 건배를 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라파엘로홀에서 열린 총리 주최 오찬에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50년 전 한국전 때나 2년 전 한국의 경제위기 때 이탈리아는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김대통령은 또 『100년이 넘는 양국관계』『유구한 역사의 이탈리아에서 보고 배울 게 많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달레마 총리가 요트를 좋아하는 점을 의식, 『지금 세계엔 변화의 격랑이 일고 있으나 이탈리아는 험한 파도를 헤치며 요트를 운항하는 달레마 총리의 지도력이 있기에 순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레마 총리도 『한국은 아름다우면서도 힘찬 나라』라고 화답했다. 달레마 총리는 또 최근의 경제위기 극복에 대해서도 경이로움과 높은 평가를 보냈다.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이날 이탈리아 국립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을 방문, 작년 10월 13세로 이 음악원에 수석합격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연양 등 우리 유학생들의 연주를 감상하고 격려했다. 김양은 크라이슬러의 「서주와 알레그로」(Prelude & Allegro)를 연주했다.
○…이에 앞서 2일 오후 대통령궁 부루스톨론홀에서 열린 참피 대통령 주최의 국빈 만찬에서 김대통령과 참피 대통령은 서로 훈장을 교환했다. 김대통령은 이탈리아로부터 대장 부착 대십자 기사훈장을 받고 참피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했다.
. 로마=이영성기자
leey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