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이 주가처럼 출렁이고 있다. 반도체 수출주력품목인 64메가 D램의 현물시장 가격이 지난 3일 연속 반등하다, 3일 하락세로 돌아섰다. 「3일 천하」로 끝날 지, 「대세 상승기」로 접어든 것인지, 만약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얼마까지 오를 지.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팽팽하다.3일 반도체 국제현물거래소인 AICE와 국내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64메가D램의 대표품목인 「8메가X8 PC-100」제품의 평균 가격은 개당 6.03달러로 처지면서 3일 연속 상승세가 꺽였다. 64메가 D램 가격은 지난달 29일부터 하루 최고 1달러 이상의 급등세를 보여왔다. 지난달 24일 4달러선까지 물러섰던 64메가 D램 반도체 가격이 9일 동안 심한 등락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대체적인 전망은 D램 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저점을 벗어나 완만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격 상승은 미국과 일본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저가물량 공세가 진정된데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또 D램 비수기임에도 불구, 인터넷 열풍과 함께 PC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호재다. PC 수요 증가는 특히 인텔사가 지난달 27일 펜티엄급 CPU(중앙연산처리장치) 가격을 최고 29%까지 전격 인하한데 힘입었다.
그럼 64메가D램 가격은 얼마나 더 오를까. 가장 낙관적인 전망은 올해안에 1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고, 보수적인 예측은 7달러 정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3·4분기에 64메가 D램 가격이 7달러 선에 이르러 안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전자 메모리 BU 전략마케팀장 이손석(李孫錫) 부장은 『3-4월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 하반기에 8달러 정도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재고수준이 높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편이어서 상승세를 낙관하기에는 성급하다는 예측도 있다.
통상적으로 D램 가격은 매년 6-7월을 바닥권으로 해 이후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연말과 다음해 연초까지 강세를 유지하는 사이클을 그려왔다. 국내업체의 64메가D램 생산비용은 개당 4달러 정도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