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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체트, '귀국해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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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체트, '귀국해도 걱정'

입력
2000.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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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칠레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84)가 3일 공항에 환영나온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속에 고국 땅을 다시 밟았다. 영국에서 전격 체포돼 구금된 지 1년반만의 귀향이다.그러나 그의 앞날은 그리 순탄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스페인을 위시한 외국의 거센 처벌 압력은 가까스로 피했지만 정작 조국에서의 사법 처리 가능성이 기다리고 있는 때문이다.

피노체트 치하에서 체포 및 실종된 사람들의 가족들과 인권단체들이 그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만도 60건에 달한다. 그의 독재시절 고문 피해자는 50만명이상, 사망자는 3,0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법 처리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분석가들은 칠레에서 27년만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섰다는 것이 중요한 잣대라고 강조한다. 칠레 정부는 2일 그의 귀국이 결정되자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법정 주권론을 내세우며 그의 인도를 요구해온 후안 가브리엘 발데스 외무장관은 『피노체트는 칠레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국제여론의 불신을 초래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11일 취임할 예정인 리카르도 라고스 신임 대통령은 당선된뒤 『피노체트에 대한 처리는 사법부에 맡긴다』며 사법 처리를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직 피노체트를 지지하는 우파 세력들의 힘이 여전하고, 그의 노령과 건강을 고려할때 사법처리 보다는 정치적 해결이 될 것이라고 이를 반박한다.

한편 피노체트의 석방에 대해 각국의 입장은 엇갈렸다. 미국은 『영국 정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며 중립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프랑스는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예정된 칠레 방문을 전격 취소하는 등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고, 스위스와 벨기에도 유감 성명을 발표했다.

마가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그의 건강에 이상이 생긴 동안 우리 법원의 명성이 더럽혀 졌고, 막대한 공금이 정치적 복수극에 낭비됐다』며 영국 정부의 피노체트 가택연금 조치를 격렬히 비판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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