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팀에 감독이 둘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스포츠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최근 부산 대우를 인수한 현대산업개발축구단에서 일어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대우인수와 함께 영입한 김호곤 신임총감독과 김태수감독의 역할분담이 이루어지지 않아 지휘체계에 큰 혼선이 일고 있는 것이다.
두 감독의 갈등은 점점 표면화하고 있지만 구단측은 『당초 밝힌 대로 김호곤총감독에게 전권을 주었으며 두 감독이 협의해 팀을 잘 운영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김호곤총감독은 현재 김태수감독에게 지휘권을 전부 양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김태수감독은 『한 팀에 감독이 둘이 있는 것이 말이 되느냐. 당초 대우와 실질적인 감독으로 계약했기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감독은 1일 창원에서 열린 중국 랴오닝 푸순과의 친선경기서 실질적인 사령탑으로 벤치에 앉았지만 앞으로 김총감독의 권한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문제해결은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김총감독이 선수들과 개별 접촉에 들어감에 따라 두 감독의 갈등은 선수단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두 감독은 지금까지 3차례 만났지만 이렇다할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다만 김태수감독은 구단이 현 체제를 유지할 경우 감독의 지휘권을 인정해주거나 아니면 계약기간(3년)의 연봉(4억5,000만원)을 일시불로 지급해 줄 경우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조건부 사퇴를 제시, 귀추가 주목된다.
결말이 어떻게 날 지 모르지만 모든 원인은 현대산업개발의 서투른 인수작업에서 비롯됐으며 김감독과 정면으로 타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축구계의 중론이다. 인수시 코칭스태프를 그대로 승계하기로 계약했는데도 총감독을 영입한 것은 명백한 약속 위반이라는 것이다. 특히 부산축구단이 올시즌 우승을 넘볼 수 있는 강팀이라는 점에서 문제를 조속히 해결, 팀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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