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스타가 되고 싶었어요』한눈에도 훤출한 키와 잘생긴 용모가 두드러진 대학생 김모(22·경기 S대 무용과 3년)씨.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한 그가 폐인처럼 밤거리를 해매며 본드를 흡입하다 2일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5년간 방송가 주변을 맴돌며 「스타의 꿈」을 키워온 탤런트 초년생. 지난해 출연하던 청소년드라마의 종영으로 방송가에서 밀려난 뒤 좌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본드의 유혹속에 빠져들었다.
고교시절부터 연기학원에 다니며 스타수업을 시작한 김씨는 진학 후에도 오디션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다. 그러나 스타의 길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수십번 고배 끝에 1998년초 교육방송 청소년드라마 단역으로 첫 캐스팅됐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1년동안은 『어쨌든 탤런트가 됐으니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드라마 종영 이후 출연기회는 두번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학교도 휴학한 채 방송가 주변을 기웃거렸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자포자기한 김씨는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광희공원에서 본드를 들이마시다 순찰 경찰에 붙잡혔고, 이튿날 훈방된 뒤 친구들과 미친듯이 술을 마시고는 2일 새벽 장충동 인근에서 또다시 본드에 손을 댔다.
김씨는 몽롱한 눈빛으로 『아직 학교도 졸업 못했다. 선처해 주면 탤런트로 꼭 성공하겠다』며 눈물로 호소했지만, 이미 「스타의 꿈」은 허망하게 깨진 뒤였다. 경찰은 이날 김씨에 대해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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