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타계한 문정숙씨는 1960년대 한국 영화계의 여배우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여배우 중의 한 명이었다. 우수어린 눈매와 지적인 이미지의 문씨는 한국적 여인상의 최은희, 여성적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던 김지미 등과 함께 당시 한국 영화계를 나누었다.1927년 서울에서 출생한 문씨는 1947년 보성여학교를 마친 뒤 그해 극단 「아랑」에 입단하면서 연기생활을 시작했고, 29세인 56년 유현목 감독의 「유전의 애수」로 영화에 데뷔했다. 오랜 극단생활과 조연생활로 연기력을 다진 문씨는 이후 「오발탄」 「귀로」 「만추」 「물레야 물레야」 등 작품성 높은 영화에 출연해 선이 굵은 연기를 보였다. 「만추」 「귀로」의 감독인 고 이만희씨와의 로맨스는 영화계에서는 다 알려진 얘기. 문씨는 칠순을 앞에 둔 96년 박철수 감독의 「학생부군신위」에 조연으로 출연하기까지 3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지적인 이미지와 선이 굵은 연기 때문에 60년대 유행하던 멜로에는 많이 나오지 못했지만, 열정적인 연기력은 한국 여배우의 새로운 전형을 창조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씨의 오빠는 북한의 인민배우 문정복씨로 98년 MBC TV를 통해 오빠 문씨가 보낸 영상편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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