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정취를 한 발 앞서서 느끼고 싶다. 동백과 매화의 흐드러진 향기를 맡고 싶다. 따스한 봄바람을 맞을 수 있는 곳.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봄이 먼저 시작되는 곳 8선」을 소개한다.전남 해남 산이반도
영암호와 금호호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거대한 담수호이다. 산이반도는 그 두개의 호수에 둘러싸인 땅이다. 남북의 길이가 22㎞인 이 반도는 해발 186㎙의 금성산만 우뚝할 뿐 드넓은 평야지대이다. 봄을 맞으면 월동배추, 감자, 고구마, 보리, 마늘, 양파 등 녹색 융단이 들판에 펼쳐진다. 이 곳의 월동배추는 주민에게 연간 100억원 규모의 소득을 안겨주는 효자작물이다. 매화의 유혹도 강하다. 1979년에 조성된 보해매실농원(0634-532-4959)을 들 수 있다. 12만평의 넓은 농원이 흰색과 분홍색으로 물든다. 해남군 산이면사무소(532-4492)
전남 광양 섬진마을
해마다 매화철이면 시인 묵객과 사진작가들이 영감을 얻어가는 곳이다. 매실의 명인인 홍쌍리씨의 청매실농원(0667-772-4066)이 이 곳에 있다. 해발 1,217㎙의 백운산 자락이 섬진강과 만나는 능선에 자리한 청매실농원은 5만여평의 매화세상. 해가 뜰 무렵, 섬진강의 물안개가 걷히고 뿌연 안개 사이로 화사한 꽃망울이 열리는 모습이 압권이다. 11일부터 19일까지 광양 매화축제가 이 곳에서 열린다.
전남 고흥 나로도
내나로도 외나로도 등 두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은 연도교와 연육교라는 이름의 두 다리로 연결돼 있어 차량을 이용해 들어갈 수 있다. 기암괴석이 연이은 해안의 모습과 수령 300년 이상의 상록수림, 백로와 왜가리의 집단 서식지 등이 있다. 해발 608㎙인 팔영산의 능가사, 팔영산휴양림 등도 매력적인 휴식처이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채 섬에 숨어있는 해안마을을 찾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고흥군청 문화관광과 (0666-830-5224)
전남 여수 돌산도
바위를 타고 앉은 일출의 명소 향일암이 있는 곳으로 한반도에서 7번째로 큰 섬이다. 여수시에서 아름다운 돌산대교를 타고 들어간다. 돌산공원 무술목전적지 방죽포해변 은적암 등 돌아 볼 것이 많다. 돌산대교를 건너 해안도로를 타고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다. 60㎞ 정도로 가끔 바다의 풍광을 보며 쉬엄쉬엄 돌면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3월이면 향일암 주변의 동백숲이 빨간빛과 향기를 내뿜는다. 여수시청 문화관광과 (0662-690-2225)
경남 거제 여차해변
거제도 최남단에 있는 작은 어촌마을. 배를 해안으로 끌어올릴 때의 「어기여차!」라는 함성에서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여차마을에서 까마귀재를 넘어 홍포마을까지 가는 해안절벽 비포장도로가 절경. 한가로운 고깃배, 줄지은 양식장의 부표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진초록색 맑은 물 위에 떠 있다. 거제시에서는 이 곳마저 포장할 경우 해안 풍광이 너무 훼손될 것 같아 일부러 공사를 안하고 있다. 거제시청 문화관광과 (0558-639-8253)
경남 고성 자란만
봄기운을 마시며 드라이브를 하기에 좋은 곳. 공룡발자국이 있는 상족암군립공원부터 삼산면 두포리로 동진하는 58번 지방도로가 일품이다. 맏형격인 자란도를 비롯해 육섬 죽도 솔섬 목섬 보리섬 등 올망졸망한 섬들이 청정해역에 가득 누워있다. 60여 가구가 모여사는 두포리 포교마을의 모습은 그림엽서를 보는 듯하다. 봄이면 하얀 찔레꽃이 마을 어귀와 뒷동산에서 피어난다. 고성군은 이 마을을 명소화하기 위해 넓은 주차장을 미리 조성해 놓았다. 고성군 문화관광과 (0556-670-2274)
경남 통영 미륵도
이제는 섬이 아니라 육지처럼 되어버린 곳. 두 개의 다리와 한 개의 해저터널로 연결돼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핵이라고 할 수 있다. 섬을 일주하는 해안도로(산양관광도로)가 너무나 유명하다. 보석같은 다도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달아공원, 길이 지나는 곳마다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포구, 도로 곳곳에서 피어있는 동백꽃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절경지대이다. 충무마리나리조트 등 우수한 숙박시설도 갖춰져 있다. 통영시청 문화관광과 (0557-645-0101)
경남 남해 미조만
남해도의 해돋이 명소는 금산. 금산에서 일출을 보노라면 해는 수많은 섬의 한가운데에서 떠오른다. 범섬 큰섬 쌀섬 등 동남쪽을 뻗은 군도의 왼쪽으로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데 이 곳이 미조만이다. 너무나 잔잔해 마치 호수같은 송정해수욕장과 손꼽히는 미항인 미조항이 여행객을 포근하게 맞는다. 3대 기도처의 하나인 금산의 보리암, 밀가루같이 고운 모래를 갖고 있는 상주해수욕장을 함께 들를 수도 있다. 남해군청 문화관광과 (0594-860-3223)
매화가 핀 섬진강. 매화가 질 때 쯤이면 벚꽃, 진달래가 연이어 강변을 덮는다. /구례=최흥수기자
미조만에 보석처럼 떠있는 섬들. /남해=
돌산도 향일암에 핀 동백꽃. /여수=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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