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을 건설하자니 환경이…, 말자니 물부족이…」 「간척을 하자니 갯벌이…, 말자니 식량부족이…」환경과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두 마리 토끼가 모두 없으면 안되는 것이 우리의 절박한 현실이다. 1,000만㏊도 못되는, 그나마 65%가 산지인 국토에 5,000만명이 살다보니 식량자급률이 30%에도 못미친다.
원래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은 인류의 생존기반인 지구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개발된 개념이다. 1970년대 환경관계자들 사이에 자주 사용되다 1980년 세계자연보전전략회의에서 유엔환경계획(UNEP) 등 세계 환경기구들의 공동합의로 공식개념이 됐다. 그리고 1987년 유엔이 설치한 「환경과 개발을 위한 세계위원회」는 「우리들의 공통된 미래」라는 선언문에서 그 개념을 『미래세대가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로 정의했다.
비관론적 환경주의자들은 현재의 생산방식이 존속하는 한 환경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개발의 중지를 요구하지만 낙관론적 과학자들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지속가능한 개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논거를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화석연료를 대체할 청정 에너지원의 개발이다. 풍력발전, 광전기발전, 유전공학을 이용한 연료생산, 태양광 용광로, 상온에서의 핵융합 등을 들 수 있다. 사실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 있어서는 미개발로 인한 빈곤 그 자체가 오히려 환경오염과 파괴의 원인이 되고 있다.
개발과 환경의 적절한 조화를 이룬 사례를 선진국에서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북쪽 쥐다지 방조제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총연장 32㎞의 이 방조제가 1932년 완공됨에 따라 22만5,000㏊의 간척지가 생겨났고 12만5,000㏊의 담수호가 만들어 졌다.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배려로 땅은 무공해 생산물을 제공하는 산업기지로, 수로는 멋진 낚시터로 이용되고 있으며 조성된 숲과 녹지는 삭막한 간척지를 전원적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만 연간 500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만 해도 유엔개발계획(UNDP)과 서울대가 공동으로 간척이 완료된 충남 당진군 대호지역에서 생태복원 이론과 접근방법을 이용, 지속가능한 개발의 모델을 시험 중이다. 이제 개발과 환경보전은 다툼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문동신 농업기반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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