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텍사스주지사가 지난달 29일 치러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전인 버지니아·워싱턴주 예비선거와 노스다코다주 코커스에서 존 맥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주)을 누르고 모두 승리했다.한편 이날 치러진 민주당의 워싱턴주 예비선거에서는 앨 고어 부통령이 75%대 24%라는 압도적 차이로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을 제쳐 후보 지명을 위한 승세를 더욱 굳혔다.
부시 주지사는 이날 버지니아주 예비선거에서 53%의 지지를 얻어 44%에 머문 맥케인을 9%차이로 누르고 승자독점규정에 따라 56명 대의원 모두를 확보했다.
부시는 당초 혼전으로 예상됐던 워싱턴주 예비선거에서도 맥케인을 압도한데 이어 노스다코다주 코커스에서도 76%대19%로 맥케인을 물리쳤다.
이로써 부시는 모두 201명의 대의원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99명 확보에 그친 맥케인에 크게 앞서며 오는 7일 「슈퍼화요일」대회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
맥케인이 완패한 것은 비공화당원에게도 투표가 개방된 예비선거였음에도 이번 투표장에서는 투표자들에게 공화당 이외의 정치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요구하는 바람에 민주당원들의 투표가 저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즉, 맥케인 돌풍의 중심에 「민주당과 무당(無黨)파의 지지」가 깔려 있다는 논리가 재차 증명된 것이다. 실제로 버지니아주의 경우 전체 투표자중 공화당원 63%, 무소속은 29%였으나 민주당원은 미시간주 예비선거때 17%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8%에 불과했다.
이때문에 맥케인은 민주당원들로부터 87%(부시는 11%)라는 높은 지지를 받았으나 투표참가자가 워낙 적어 공화당원들로부터 69%(맥케인은 28%)의 지지를 받은 부시에게 밀릴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워싱턴주 예비선거에서 패한 것은 맥케인 의원이 28일 팻 로버트슨, 제리 폴웰 등 보수 기독교계 지도자들을 공개 비난함으로써 보수적인 공화당원들의 표 결집을 자극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로 맥케인은 비공화당원이 몰리는 선거에서만 승리가 가능하다는 결정적 약점을 다시 보여줌으로써 비공화당원의 투표가 엄격히 제한되는 캘리포니아와 뉴욕주같은 「메이저」주가 포함된 슈퍼화요일에서도 고전이 예상된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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