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흑색선전 유통경로] 택시기사 외판원에 E메일 유포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흑색선전 유통경로] 택시기사 외판원에 E메일 유포도

입력
2000.03.02 00:00
0 0

흑색선전의 유통 경로는 다양하다. 역대 선거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고전적 수법이 여전히 쓰이는가 하면 각종 정보매체의 발달에 편승한 첨단 수법도 등장했다.가장 일반화한 유형은 역시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지도록 하는 「구전(口傳) 홍보」 기법이다. 말이 홍보이지 사실상 루머의 확대 재생산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상대 후보에 대한 매터도를 끄집어 내 순식간에 지역구내에 퍼지도록 하는 것이다.

목욕탕 시장 아파트상가 교육·놀이시설 포장마차 등이 대표적인 루머 발원지. 한 정당 관계자는 「손님인 것처럼 부동산 중개업소에 들어가 집값 동향 등을 물어보다가 선거로 화제를 옮겨 상대 후보의 약점 또는 흠을 지적한 뒤 빠져 나오는 경우」를 예로 들었다. 사람을 많이 접촉하는 시장 상인, 부동산 중개업자, 택시 기사, 각종 외판원 등이 자신도 모르게 소문의 전달자 역할을 자주 맡는다고 한다. 또 비용을 주고 「전문가」들을 고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외 후보들은 『현역 의원들이 합법적으로 열고 있는 의정보고회가 흑색선전의 발원지가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보고회 주최측이 행사 중간 중간에 교묘하게 상대방에 대한 비방 또는 음해성 루머를 참석자들에게 주입시키곤 한다』는 주장이다.

문건을 이용한 흑색선전도 보편화했다. 야음을 틈타 아파트 단지나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는 공공 장소에 음해성 유인물을 뿌려놓고 달아나는 게 대표적인 수법. 당보 형식의 선전물을 만들어 「당원용」임을 가장, 아파트 우편함 등에 무더기로 돌리거나 유령단체 명의의 문건을 만들어 배송업자 등을 통해 각 가정에 우송하는 이들도 있다.

「사이버 시대」에 걸맞은 신종 흑색선전 루트도 개발됐다. PC통신과 인터넷, E-메일을 동원한 비방전이 여기에 속한다. 얼굴을 감출 수 있는 사이버 공간의 이점을 악성 루머의 확산에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각 정당은 공천자들이 만들어 운용하고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의 해킹 피해도 우려하고 있다.

컴퓨터의 다양한 문서 편집 기능이 흑색선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컴퓨터로 주간지의 특정 기사를 상대 후보에 불리하거나 경쟁자를 음해하는 내용으로 교묘히 재편집, 조작해 지역구에 뿌리는 상황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함께 최근 성행하고 있는 여론조사를 흑색선전의 매개체로 지목하는 이들도 있다. 후보 지지도 등을 조사하는 척하면서 『A후보에게 이런저런 소문을 따라다니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묻는 식이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