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보통신 산업의 미래를 한 눈에!」지난달 24일∼1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CeBIT) 2000」전시회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60여개국 7,500여 업체가 참가해 최첨단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선도할 국내외 업체들의 주요 출품 제품을 소개한다.
올해 세빗 전시회의 「화두」는 역시 인터넷. 특히 이동전화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무선인터넷」 관련 신기술, 신제품들이 주목을 받았다. 노키아 모토로라 에릭슨 지멘스 등 세계적 이동전화 단말기 업체들이 무선인터넷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WAP」방식을 채택한 신제품들을 앞다퉈 내놓아 「무선인터넷 시대」 본격 개막을 알렸다.
에릭슨은 휴대폰에 연결해 쓰는 휴대용 소형 자판 「챗보드(Chatboard)를 선보였다. 「챗보드」는 착탈식으로, 이동중에도 자판 입력이 필요할 때 휴대폰에 부착해 인터넷 검색과 전자메일 작성을 손쉽게 할 수 있다.
각기 다른 기능을 결합시켜 실용성을 높인 제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TV 냉장고 등 전통적인 가전제품에 인터넷 기능을 접목한 「인터넷 가전」이 대표적인 예. 에릭슨은 냉장고 문짝에 LCD화면이 부착돼 부엌일을 하며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관람객을 불러모았다. 삼성전자가 N세대를 겨냥, 개발한 손목시계 겸 휴대폰인 「와치폰」도 호평받았다. 카시오 등에서도 TV를 볼 수 있는 손목시계·휴대폰, MP3 플레이어 기능을 갖춘 휴대폰 등을 출품했다.
PC 모니터 가운데는 NEC가 출품한 가로, 세로 회전이 가능한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가 각광을 받았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에 맞선 차세대 공개 운영체제(OS) 「리눅스」의 선전이 돋보였다. 그 덕에 국내 중소업체 지메이트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모빌 리눅스OS 탑재 PDA 「요피(YOPY)」도 주목을 받았다. 기본적인 정보처리외에 음성녹음·재생, MP3 플레이어, 동영상 재생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춘 「요피」는 5,6월께 국내에서 시판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업체는 모두 57곳. LG전자는 세계 최대 크기인 60인치 벽걸이형 디지털 PDP TV, 상대방과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는 디지털 화상 전화기 등을 내놓아 디지털 분야에서 만큼은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세계 어느나라에도 뒤지지 않음을 보여줬다.
몇해전만해도 간단한 부품 정도를 출품했던 중소업체들도 이동통신 단말기, 위성장비, 모니터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들로 대기업 못지 않은 기술력을 과시했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대양이앤씨가 개발한 HMD(Head Mounted Display) 「싸이비저」. HMD는 액정표시장치를 갖춘 휴대용 디스플레이로, 안경처럼 쓰고 게임이나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다. 일본 소니사 등 기존 제품보다 해상도가 월등히 높으면서도 가격은 절반 정도여서 전시회 내내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가 쇄도했다고 대양측은 전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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