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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는 '도올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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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는 '도올 현상'

입력
2000.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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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욱 강연후 문화강좌 등 '붐'장안에 숱한 화제와 파문을 몰고왔던 TV 노자(老子)강의가 막을 내린 뒤에도 「김용옥(金容沃) 열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도처에서 그의 이론과 강의방식에 대한 논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는가 하면, 그의 어투와 논리, 행동양식까지 일상에 파고드는 등 이른바 「도올(김씨의 호)현상」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가열되는 도올논쟁

최근 불교연구가 변상섭(동국대 역경위원)씨가 도올 비판서인 「김용옥선생, 그게 아니올시다」를 펴내 대중적인 찬반 논쟁에 불을 붙인데 이어 문화 칼럼니스트 서병후(徐炳厚)씨가 1일자 「법보신문」에 『김용옥 현상은 젊은이들의 힙합음악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킨 「갱스터 랩」의 연장』이라는 극단적인 비판문을 기고, 또다시 파문을 예고했다.

서씨는 『소림의 18방을 연상시키는 쿵푸동작, 가래침 뱉는 듯한 소프라노, 다른 이들에 대한 무차별 폭격, 마니아들의 우레같은 박수가 홀을 뒤덮는다』고 꼬집었다.

반면 이날 발간된 계간 「사회비평」 봄호에서는 용인대 철학과 이동철(李東哲)교수가 『장기간 학문연구를 통해 얻은 체험적 지혜를 현실적인 삶의 문제에 적용했다』 『인간존재의 의문에 대해 독자적 언어로 명쾌하게 대안을 제시했다』고 김씨를 높이 평가했다.

인터넷사이트에서도 연일 논쟁이 뜨겁다. 『종래의 해석에서 벗어난 독자적 이론』 『대중의 삶과 함께 하고 대중적 공감을 얻은 살아있는 철학』이라는 등 긍정 평가에 대해 『깊이없는 상업주의적 강의』 『오락성과 쇼맨십에 따른 연예인 흉내』라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서점가 휩쓰는 도올열풍

대형서점마다 도올 특설코너가 마련됐으나 책이 없어 못팔 정도. 「노자와 21세기」는 철학서적으로는 유례가 드물게 두달이상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금강경강해」「화두, 해능과 셰익스피어」 등 도올의 동양사상 서적이 모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도올의 인기에 힘입어 다른 동양사상서까지 덩달아 판매량이 오르고 있다.

이밖에 대학가에서는 신학기 수강신청에서 동양사상 강의가 인기과목으로 떠올랐고, 각지역 문화센터에는 동양사상 특강을 마련해줄 수 없느냐는 주부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급증하는 도올추종자

「팬클럽」 등 도올추종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도올의 방대한 저서와 강의내용을 소개하는 개인사이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춘천에 사는 이모(29)씨는 『개인 홈페이지에 김씨의 모든 저서와 강의노트를 게재했다』며 『도올팬이 하루에도 수십명씩 방문한다』고 밝혔다.

인터넷과 PC통신에는 『팬레터를 보내려는데 도올선생의 주소가 뭐냐』(청주의 17세 여고생) 『도올의 직선적이고 비판적인 말투까지 닮아간다』(40대 애독자) 등 도올 예찬론이 끊일 줄을 모른다. 교보문고 동양사상서 담당자인 최희남(28)씨는 『도올의 책이면 뭐든지 다 사보겠다는 열성팬은 물론이고 도올의 생각은 물론 말투와 행동까지 따라하는 극단적 추종자들도 있다』고 밝혔다.

◆왜 도올인가

도올열풍은 디지털 문명화에 대한 심리적 반발과 대안모색이란 측면이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 정보산업화의 과정에서 생긴 대중의 공허감을 도올의 동양사상이 절묘하게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서울대 철학과 송영배(宋榮培)교수는 『동양철학에 대한 잘못된 해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생활속의 체험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동양사상을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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