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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고립막자" 전술적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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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고립막자" 전술적 후퇴

입력
2000.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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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르크 하이더 오스트리아 자유당 당수의 사임은 일단 더 이상 연립정부(자유당-인민당)의 외교 고립 상태를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전술적 후퇴 차원의 결정으로 보여진다.자유당은 유럽의 가치에 어긋나는 극우 정당으로 치부되고 있고 자신은 친 나치성향의 위험인물로 간주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압박 분위기에서 하이더로서도 대책 없이 현상을 고수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스트리아는 지난달 자유당과 인민당의 연립정부를 출범한 후 대사 소환과 국제회의 보이콧 등 유럽연합(EU) 각국과 미국 및 이스라엘 등의 외교 제재 조치와 국내외 항의시위로 궁지에 몰렸다. 전술적 후퇴 그러나 하이더의 당수직 사임이 바로 그의 정치 권력 감소나 자유당의 노선 전환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리란게 대체적 견해다.

하이더 스스로가 『당수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당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공헌했다. 그는 또 사퇴의 변에서 『정부 각료들이 결정을 내릴 때마다 「그림자 총리」에게 물어봐야 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다』며 「그림자 총리」, 즉 막후 조정자로서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욱이 하이더는 현재 내각에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내각은 아무 영향을 받지 않으며 현 카린티아 주지사직도 유지할 방침이다. 그래서 하이더의 당수직 사임을 위기 탈출용 술수 정도로 치부하는 관측이 제기된다.

차가운 반응 오스트리아 안팎의 반응도 유보적이고 신중하다. EU는 『기다려봐야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공식 논평을 보류했다.

분석가들은 여론이 호전될 경우 하이더는 공적을 주장할 수 있고, 반대로 오스트리아 연립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져 상황이 악화하면 하이더로서는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양수겹장의 조치라고 평가했다. 오스트리아의 야당인 녹색당에서는 『전형적인 하이더식 정치 속임수』라는 비판이 나왔다.

미 국무부 역시 『방향이 올바른 조치』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자유당에 대한 모든 우려가 불식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토를 달았다.

또 하나의 인권·주권 논란 하이더의 사임은 코소보 전쟁 이후 유럽내에서 국제사회가 주권국 내정에 「성공적으로」개입한 또 하나의 사례를 남겼다.

하이더의 반이민 정책과 『나치의 노동정책은 건전했다』는 등 친나치 발언을 줄기차게 문제 삼았던 EU는 결국 그를 물러나게 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외국 이민자들로 일자리 감소와 문화적 정체성 혼란에 시달려온 오스트리아 국민들 사이에서 하이더의 인기는 상당하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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