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TT에 이어 아시아 2위 통신업체 홍콩텔레콤(C&W HKT)이 신생 홍콩 인터넷 회사로 넘어가게 됐다.홍콩 텔레콤의 대주주인 영국의 케이블 앤 와이어리스 이사회는 28일 '퍼시픽센추리 사이버 웍스(PCCW)를 인수자로 결정했다.
이번 인수전은 리콴유 싱가포르 전총리의 아들과 홍콩 재벌 리카싱의 아들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PCCW는 리카싱의 차남 리처드 리(33)가 10개월전 출범시킨 회사. 막판에 10억달러 투자를 약속한 루퍼드 머독과 제휴하며 총력전을 펼쳤던 싱가포르 국영통신사 '싱텔'의 사장은 리콴유의 아들 리셴양(42)이다.
리처드 리는 이로써 정보통신 분야에서 독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홍콩 재벌 '이씨 왕조'의 전도도 밝게 했다. 아시아위크에 따르면 이씨 일가의 7대 기업 시가총액은홍콩 증시 전체의 3분의 1에 이른다. 홍콩텔레콤의 인수가격은 381억달러로 아시아 통신분야 최대 규모다. PCCW는 홍콩텔레콤주주에게 자사주식 0.71주와 7.23홍콩 달러의 프리미엄을 얹어주는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우량기업인 싱텔을 제친 것과 관련, "홍콩의 대표적 기업이 싱가포르에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중국의 방침이 작용했다며 중국 지원설을 거론했다.
'아시아판 빌 게이츠'로 통하는 리처드 리는 23세에 불과하던 1990년 아시아 최초 위성방송인 스타TV를 설립, 5년뒤 머독에게 9억 5,000만달러에 팔았다. 지난해 설립한 PCCW는 홍콩을 아·태지억의 정보통신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홍콩정부의 '사이버 포트' 건설계획을 수주, 시가총액이 300억 달러에 달한다.
홍콩 텔레콤 인수를 계기로 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를 준비중인 리처드 리의 행보가 더욱주목된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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