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제26대 공군참모총장에 이억수(李億秀·공사14기)참모차장이 임명된 데 대해 군내부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경합하던 이기현(李起炫·59·공사13기·여수고)작전사령관이 탈락함으로써 몇가지 관례가 깨졌기 때문이다.역대 공군참모총장은 작전사령관직을 거쳐 승진하는 게 사실상 정해진 코스였다. 특히 이사령관은 공사1기 선배일 뿐 아니라 이미 98년 제25대 총장인사때도 박춘택(朴春澤)전총장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선두주자였기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는 당연히 총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럼에도 이 신임총장이 낙점된 것은 총선을 앞두고 군수뇌부에 대한 「지역안배」가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현역 중 최고자리인 조영길(曺永吉)합참의장과 이수용(李秀勇)해군총장이 호남 출신인 상황에서 공군총장마저 전남 고흥 출신인 이사령관이 임용될 경우 정치권에서 「지역주의」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특히 『역대 육·해·공군 참모총장 중 강원도 출신이 없었으므로 지역화합 차원에서 이 신임총장을 기용해야 한다』는 청와대측의 요망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이 신임총장을 기용할 경우 박춘택전총장과 이사령관을 포함해 안병철(安柄哲·공사13기)공군사관학교장 등 공군수뇌부 3명이 물러나 인사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공군내 정보통으로 신망이 있던 이 신임총장이 포괄적 배려 차원에서 「하늘이 점지한다」는 총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 셈이다. 역으로 공군 내에서는 정통코스를 달리던 이사령관이 고배를 마셨다며 아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