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비주류의 길을 걸어온 서청원(徐淸源)전총장이 선대본부장에 발탁됐다. 서전총장의 기용은 이총재의 최측근인 윤여준(尹汝雋)선대위 종합조정실장의 퇴진과 맞물리며 당 안팎에 여러가지 여운을 주고 있다. 서전총장의 선대본부장 임명 발표가 있었던 27일 오후 비슷한 시각에 윤실장이 이총재에게 사의를 표한 것 자체가 공교롭다면 공교롭다.서본부장이 맡은 역할은 위기 해결사 내지 구원 투수에 가깝다. 서본부장은 97년 대선 패배 이후 당이 흔들릴 때 사무총장을 맡아 8군데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었고 98년 6·4지방선거에서도 선전했다. 그러나 그는 총재경선을 위한 전당대회 소집 문제를 둘러싸고 이총재측과 갈등을 빚었고, 이후 소원한 관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대선 패배 후 당을 떠나있던 이총재는 당시 조기 전대 소집을 요구하며 복귀를 서둘렀으나 서본부장의 태클에 걸려 적잖은 애를 먹었다.
하지만 공천 파문으로 당이 어려움에 처하자 두사람은 다시 힘을 모으게 됐다. 이총재로선 서본부장 특유의 추진력과 융화력이 필요했고, 서본부장으로선 여론의 관심 속에 당의 중심으로 복귀할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