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대선 '인종차별' 쟁점부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대선 '인종차별' 쟁점부상

입력
2000.02.29 00:00
0 0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인종차별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인종문제는 미국의 역대선거때마다 잘못 건드리면 수습이 불가능한 「판도라의 상자」여서 각 후보자들이 극히 조심스럽게 대처해왔다.올해의 경우 인종문제는 선거초반 감세와 낙태문제 등에 가려있었으나 지난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 유세중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밥존스대학을 방문하면서 쟁점으로 부상했다.

밥존스대학은 다른 인종간의 결혼은 물론 데이트마저 학칙으로 금하고 있는 극보수주의와 반가톨릭주의의 아성. 매번 대선때마다 이 대학 방문여부는 후보자의 보수주의에 대한 충실성을 가늠할 수 있는 이벤트로 여겨졌다. 과거 로널드 레이건, 밥 돌, 팻 뷰캐넌등이 이 곳을 찾았다.

후보자들이 이 대학을 찾는 이유는 1998년까지 인종간의 결혼이 금지돼왔고 아직도 노예시대의 상징인 「남부연맹기」를 주청사에 게양할 정도로 보수색이강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의 표를 얻기위해서이다.

그러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부시는 최근 밥존스 방문문제로 고전중이다. 부시가 미시건주 예비선거에서 패한 것은 주민의 4분의1에 달하는 가톨릭교도들이 밥존스 방문에 반감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있다. 미국인의 12%에 달하는 흑인 대부분과 오피니언리더그룹인 유대인들도 이 사건 이후 완전히 부시에 등을 돌렸다.

3월7일의 슈퍼화요일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캘리포니아는 주민의 25.8%인 히스패닉계 등 비백인이 30.1%나 되며 뉴욕주도 비백인이 25.5%에 이른다. 다급해진 부시는 27일 『플로리다주지사인 동생 제프의 부인은 멕시칸』이라며 『밥존스 방문 때 편협한 종교관등을 비판하지 않은 점은 잘못이었다』고 불끄기에 부심하고 있다.

맥케인도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아시안계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 예비선거에서 인종차별문제에 진보적입장인 민주당원과 무소속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위해 일부러 방글라데시 입양소녀를 대동하고 다니던 맥케인은 지난달 「더네이션(The Nation)」지와의 회견에서 베트남전때 자신을 체포했던 월맹군인을 「구크(Gook)」라고 지칭했던 것이 최근 밝혀졌다. 구크는 「Chink」또는 「Jap」과 마찬가지로 아시안계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공적장소에서는 금기의 단어다.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때도 『나는 구크를 증오한다』며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예비선거를 앞두고 아시안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맥케인은 『포로를 학대한 월맹군을 가리킨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인종문제가 대선가도에 어떤 영향을 초래할 지는 슈퍼화요일의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