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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인터넷 정치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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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인터넷 정치혁명

입력
2000.0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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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혁명은 정치에도 큰 변화를 가져 오고 있다. 인터넷 대중화에 따라 정부와 정당, 후보들의 정책과 정견이 빠르고 널리 전파된다. 또 유권자들이 개인적으로, 또는 집단으로 연대해 정치적 견해와 요구를 개진하고 응답되는 양방향 대화를 통해 대의민주주의의 한계가 극복되고 있다. 바야흐로 아테네식 직접민주주의 시대가 다시 오고 있다는 예언마저 나온다. 우리 사회도 겉보기에는 이 변화의 대세를 잰 걸음으로 뒤쫓고 있다.■물론 성급한 기대를 탓하는 지적도 많다. 인터넷 보급률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심화하고, 그 척도인 투표참가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인터넷혁명을 주도하는 미국의 96년 대선 투표율은 50%, 의회선거 투표율은 40%선으로 떨어졌다. 서유럽은 물론 중진국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에따라 텔레비전이 유권자들의 정치참여를 높이기는 커녕 실제와 다른 허상의 정치만 낳은 부작용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어쨌든 정치의 인터넷화는 인터넷을 통한 선거를 실험하는 단계까지 왔다. 인터넷 찬양론자들은 그동안 인터넷투표로 국민의 선거참여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외쳤지만, 유권자 신원확인이 장애였다. 가짜 유권자가 혼자 수만 수십만표를 클릭하거나, 미국선거에 아프리카 네티즌이 끼어들어 엉망으로 만드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과제를 해결한 기술을 최근 각국에서 잇달아 개발, 실험하고 있다.

■방법은 유권자들에게 고유한 디지털 서명을 나눠주고 인터넷으로 투표하게 한 뒤 선관위 서버에서 서명을 판독하는 것이다. 독일 오스나브뤼크 대학이 이미 자체개발기술로 학생의회 선거를 이렇게 치렀고, 미국 민주당이 다음달 애리조나 예비선거에서 부분적으로 인터넷투표를 실시한다. 세상은 이렇게 바뀌는데, 우리 정치는 어디로 갈지 걱정이다. 아무리 인터넷혁명을 따라잡아 보았자 거기 올라갈 콘텐츠, 정치가 「자유당 때」수준이면 무슨 소용이겠는가./강병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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