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여행객 납치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여행예약 취소사태가 벌어지는 등 중국여행에 비상이 걸렸다. 여행업계마다 고객의 안전을 위해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고 관련당국도 「여행자 신변안전수칙」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23일 유학생 송모씨 납치사건이 보도되면서 중국전문 여행사에는 『불안해서 여행을 갈 수가 없다』는 예약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K여행사 중국여행담당 한모(46)계장은 『조명철씨 납치사건이 알려진 후 3일간 중국여행 예약건 중 20%가 무더기 취소됐다』며 『상당수가 여행 떠나기가 겁난다며 극도의 불안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L관광 상담직원 최모씨도 『여행객들 사이에 중국공포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 『여행을 떠넌 사람들도 저녁에는 외출을 삼가거나, 특히 재중동포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을 자주 드나드는 무역업자와 유학생, 관광객들 사이에는 「조선족 꽃뱀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 중국에서 직물공장을 운영하는 이모(50)씨는 『현지에 가기가 겁나 일정을 늦추고 있으며 출장가는 직원들에게도 유흥가 출입을 하지 말라고 누누이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외국인투숙 허가호텔에 숙박 낯선 사람과 접촉 및 단독외출 금지 비상연락망 확보 여권보관 철저 과도한 현금휴대 금지 유흥업소 출입자제 등 「신변안전수칙」을 마련, 베이징대사관 홈페이지와 현지 소식지 등에 게재했다.
일반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여행객들에게 가이드없는 야간 외출과 개인행동을 금하고, 무엇보다 조선족 여성들이 접근할 경우에는 무조건 피하라고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여행객이 96년 53만명에서 지난해 82만명으로 급증하고 있는데다 한국여행자의 여권과 보상금을 노린 조선족 범죄가 갈수록 흉포화하고 있어 사고예방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개인사업가나 개별여행객은 조선족들의 범죄대상 1호』라며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베이징 등 대도시와 동북 3성 일대 조선족 범죄조직을 중심으로 납치단이 다수 활동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대부분은 한국인을 상대로 한 음식점과 술집에 기생하는 폭력배들로 돈을 위해서라면 강도 폭행 납치에다 살인도 서슴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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