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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셜론 감청정보 美기업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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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셜론 감청정보 美기업에 제공"

입력
2000.0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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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세계적 감청망 「에셜론」(Echelon)이 미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이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제임스 울시 전 CIA국장과 미국 관리들이 일부 시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울시 전 CIA국장은 지난 24일 미 ABC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유럽 기업들이 과거 중남미, 중동, 동아시아 등에서 계약을 따내기 위해 뇌물을 썼다는 첩보가 입수돼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수집한 정보가 여러번 사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다만 큰 국제 계약을 둘러싼 기업들간의 경쟁에서 공정한 게임이 이루어지길 바랬을 뿐』이라면서 정상적인 경쟁에는 감청된 정보가 이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에셜론으로 수집한 정보를 이렇게 이용한 사례의 하나로 울시가 CIA국장에 재직중일 당시 유럽의 에어버스와 미국의 보잉사가 경쟁을 한 수백만 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항공기 수주전을 들고 있다. 당시 에어버스의 에이전트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위관리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사우디 정부에 알려져 계약은 보잉사에게 낙찰됐다.

울시는 『우리는 민간 기업에 정보를 직접 주지는 않는다. 우리가 대통령이나 국무부에 이를 알리면, 그들이 해당국 정부의 수장이나 장관들에게 유럽 친구들이 뇌물을 제공한 사실을 알리고 부당함을 지적한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도 에셜론을 관리하고 있는 국가안보국(NSA)이 직접 미국 기업들에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NSA가 상무부등 다른 정부 기관에 정보를 제공하고, 상무부 등의 관리들이 사적으로 미국 기업에 이를 알려주었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상무부의 관리가 기업들에게 정보를 제공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정부의 정책은 아니며 개인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상무부 웹사이트에는 상무부가 정보기관들로부터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문건이 올려져 있다고 ABC는 보도했다.

한편 에셜론 비난에 앞장서고 있는 프랑스도 미국 등 동맹국 정부들과 기업을 도청하는 감청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프랑스령 기아나, 프랑스 서부 도르도뉴지방의 돔므시, 뉴칼레도니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에 감청기지를 두고 있는데 에셜론보다는 능력이 떨어져 한 달에 200만건 정도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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