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아공화국이 선수들의 「엑소더스」와 재정난으로 축구리그를 중단해야할 위기에 처했다. 그루지아공화국은 옛소련시절 재능있는 선수를 대거 배출한 축구강호였다.그러나 1990년 옛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문제가 시작됐다. 2년 뒤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연맹(UEFA)에 가입한 그루지아 축구협회는 재정파탄과 에너지위기에서 비롯된 자국의 경제난과 맞물려 서서히 침몰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바뀌고 아브카지아에서 수년간 계속된 내전의 영향도 축구침체를 부채질했다. 축구클럽들은 재정이 계속 빈곤해졌고 최고명문 다이나모 트빌리시가 93년 뇌물사건으로 유럽연맹에 기소돼 징계를 받은 뒤 몰락이 가속화됐다.
81년 유럽컵 위너스컵 우승팀이며 어린이들에게 드림팀으로 선망받던 다이나모는 이제 은행빚을 갚지 못해 훈련캠프를 경매에 붙여야 할 상황. 다른 클럽도 사정은 비슷하고 축구협회 역시 은행의 모든 구좌가 동결됐다.
상황이 나빠지며 선수들은 더 나은 미래를 찾아 유럽으로 떠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수비수 카하 츠카다체는 독일 명문 프랑크푸르트로 93년 이적했고, 95년엔 미드필더 게오르기 킨클라체가 당시로는 거액인 320만달러에 잉글랜드 맨체스타에 입단했다. 지금까지 그루지아를 떠난 선수는 200명 이상이다.
선수들이 떠나면서 리그는 더욱 침체됐다. 재능있는 선수도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주 잉글랜드로 이적한 한 선수의 이적료는 55만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선수수준이 크게 낮아졌다. 그나마 협회는 선수들의 해외이적을 반기고 있다. 이적시 일정액을 수수료로 챙길 수 있기때문이다.
당연히 대표팀의 실력도 급락, 올 유럽선수권 조예선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그루지아 축구는 한 마디로 총체적 위기상황. 세계 축구계에는 올시즌이 그루지아의 마지막 리그가 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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