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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가족은 항상 이 모양일까?[화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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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가족은 항상 이 모양일까?[화제의 책]

입력
2000.0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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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바빠 잠자는 아이의 천사 같은 얼굴조차 보지 못하는 아버지들. 문화활동 해야 한다며 밥상 대신 자장면 값을 쥐어주고 외출하는 어머니들. 그러면서 반문할지 모른다. 왜 우리 가족은 늘 이 모양일까? 다른 가족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우리 가족은 이럴까?『아이들로부터 이틀 동안의 휴가를 떠나보세요. 그러면 당신이 얼마나 빨리 그 아이를 그리워하게 되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 그런 반문이 바로 자기 자신의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가족하면 떠오르는 인식은 「당연한 이야기」 「도덕군자 같은 훈화」다. 가족 관련 서적도 대부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행복한 가족에겐 분명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다」의 저자인 미국의 가족 치료사 주디 포드는 가족 문제를 상담하면서 느끼고 알게 된 사례를 중심으로 편하게 가족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래야 한다」는 식의 당위의 문체가 아니라 편하게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수필식이다. 주제는 명확하다. 형태가 어떤 것이든 가족은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아무리 변덕스럽고 짜증나는 버릇을 가진 사람들이 당신 가족의 일원이라 할지라도 당신이 선택한 가정을 잘 지켜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이 숨어있다. 예를 들면 부드러운 신체접촉은 가족문제 발병의 예방용 「연고」이고 가족끼리라도 행복을 위해서는 사생활이 필요함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한 자식들은 엄마의 처녀적 사진을 보며 엄마를 다시 생각하는 행복감을 맛볼 수 있으며, 아버지의 일과 일터를 자식들에게 적극적으로 이해시키고 알려야 한다는 것 등등.

저자는 가족간의 개성을 존중하고 사소한 일에도 웃음의 의미를 부여하면 가정생활은 축복의 여행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가족 구성원이 좀 부족하더라도 소중하기 때문에 사랑받아야 하며 때로 가족의 역사가 세계사보다 의미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치를 깨우치면 성숙한 인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시시때때 가정에서 기쁨과 새로운 행복을 원천을 찾는 사람들은 남들 앞에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이 사람들이 제 가족입니다』라고.

이 책은 부담스럽지 않게 읽힌다. 각 장마다 주제에 맞게 정성스럽게 가족의 일상을 담은 삽화를 그려 넣었다. 노란색을 주조로 그린 삽화는 보기만 해도 가족의 행복감이 느껴지는 듯하다.

이 책을 읽기 전 맨 앞에 실린 60개 문항의 「나의 행복지수 테스트」를 풀어보는 것도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다. 내가 가정에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자녀들이 나를 떻게 생각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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