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나노테크놀로지-탄소나노튜브작기 때문에 새로운 특성을 보이는 것이 나노 재료이다. 이 시장은 2005년 3,345억달러, 2010년 8,2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 중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탄소나노튜브. 지름이 수 나노미터(10억분의1㎙)에 불과한 튜브 모양의 탄소덩어리는 91년 일본의 이지마박사가 처음 만든지 불과 10년만에 「꿈의 신물질」로 떠올랐다.
똑같은 탄소지만 다이아몬드는 전기가 안 통하는 절연체(絶緣體)이고 단단한 보석이다. 흑연은 약간의 전도성을 갖는 물질이다. 탄소나노튜브는 도체 또는 반도체로 조작이 가능하고 강도는 강철의 10배이며 속이 비었고 가늘다는 구조적 특성으로 활용가능성이 무한하다. 예컨대 탄소나노튜브로 반도체 칩을 만들면 현재 기가(10억)바이트의 한계를 뛰어넘는 테라(1조)바이트급의 집적도가 가능해진다. 비어있는 관 속에 수소를 저장해 배터리로 쓰거나 고순도 정화필터로 활용할 수도 있다. 뭐든지 잘 흡수하기 때문에 레이더파까지 흡수, 감시망에 걸리지 않는 비행기 도료로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가장 먼저 실용화할 분야는 디스플레이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최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탄소나노튜브 전계방출표시장치(FED·Field Emission Display)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삼성과 일본 Ise전자 등 이 분야의 몇몇 선두주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FED란 TV 브라운관과 비슷하게 전자총에서 나온 전자빔으로 형광물질을 쏘아 컬러영상을 만드는 장치. 브라운관은 하나의 전자총이 수십만개의 화면단위(픽셀)를 빠르게 훑어가지만 FED는 각각의 픽셀 뒤에 수많은 전자총이 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연구가 시작된 FED는 많은 전자총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게 한계였다.
이 한계를 극복한 것이 탄소나노튜브 FED. 탄소가 관 모양으로 결합돼 있어 이례적으로 전기가 잘 통한다는 점, 강도가 높아 쉽게 마모되지 않는 데다가 전기를 모을 수 있는 뾰족한 침(針) 모양이라는 것이 전자총 역할을 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적격이기 때문이다. 침 모양의 도체에 전기장을 걸어주면 뾰족한 끝에 전류가 모이는데(이를 이용한 것이 피뢰침) 탄소나노튜브는 끝이 수나노미터 밖에 안 되는 침이라 전자가 쉽게 방출된다. 즉 초박막(超薄膜)이고 소모 전력은 절감되며 수명이 긴 영상장치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삼성종합기술원 김종민박사는 『지름 5~25나노미터, 길이 1500나노미터정도의 탄소나노튜브를 전자총으로 활용, 화면 전체의 두께가 2.2㎜에 불과한 초박막 디스플레이가 가능하다』며 『정확한 컬러영상을 만들기 위해 전자빔의 강도를 제어하는 기술을 진전시키면 2년내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임지순(물리학과)교수는 『탄소나노튜브는 안정적이고 결합력이 강해 보존이 잘 되는 등의 이유로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 더구나 우리 몸에 해롭지 않은 탄소로 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생체 내의 극미세(極微細)장치 등을 만들 수 있어 생명공학적으로도 각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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