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공천 후유증의 여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총재는 기회 있을 때마다 『신당 파문이 곧 가라 앉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지만 당 안팎의 분위기는 이총재의 장담과는 일정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무엇보다 25일 저녁 발표된 2차 공천 내용을 둘러싸고 뒷말이 사그러 들지 않고 있다. 1차 공천 결과에 대한 반발 수습에 골몰한 나머지 원칙도 기준도 없는 뒤죽박죽 공천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총재가 내세웠던 「개혁공천」의 당위성이 훼손되는 상황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총재의 거듭된 못박기에도 불구하고 공천 인책론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그를 곤혹스럽게 하는 대목. 이총재는 하순봉(河舜鳳)총장의 사의를 일부 받아들여 선대본부장직을 면해주고 이한구(李漢久)정책실장을 선대위 정책위원장에 임명하는 것으로 당직개편 요구를 부분수용했지만 면모일신에 대한 목소리는 여전하다. 이총재는 국면전환을 위한 당직개편 건의를 받고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에게 칼질을 했다고 비판받는 마당에 주요 당직자들을 내치면 정말 못된 사람이 되지 않겠느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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