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철인 요즘 선물로 애용되는 것이 셔츠다. 셔츠라면 모두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알고보면 입는 방법이 다르고 요리조리 변화도 줄 수 있다.셔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칼라(collar). 라틴어로 「목걸이」를 뜻하는 칼라는 18세기 이후 생긴 단어이고 이전에는 밴드(band)로 불렸다. 칼라에 따라 셔츠가 나뉘는데 각각 독특한 유래가 있다. 버튼다운 칼라는 미국의 브룩스 브라더스사가 폴로셔츠를 본떠서 만들었다. 폴로 경기중 셔츠 깃이 펄럭이는 것을 막느라 깃 끝에 핀을 꼽아 사용하던 것에서 착안, 핀 대신 단추로 고정한 셔츠다. 다른 어떤 셔츠보다 깃이 부드럽고 그만큼 편안해서 1920년대 이후 널리 애용되고 있다. 스포츠에서 비롯된 만큼 캐주얼한 이미지가 강해 드레시한 정장에는 착용하지 않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버튼다운 셔츠를 만들어, 개성에 따라 정장수트와도 함께 입는다.
와이드 스프레드 칼라(Wide spread collar)는 일명 윈저 칼라로 불린다. 1930년대 패션에 큰 영향을 미친 영국의 윈저공(심프슨부인과의 사랑으로 왕위를 버린 주인공)이 매듭이 큰 넥타이 매는 법을 개발하고 이에 어울리도록 직접 고안해 낸 것이다. 깃이 벌어져 있고 풀을 먹여 빳빳한 이 칼라는 연미복에 입는 윙칼라를 빼면 가장 포멀한 타입이다. 더블 수트에 제격이며 스포츠재킷 트위드재킷 등 캐주얼한 옷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 밖에 깃 양쪽에 고리(tab)가 달려 있어 타이 매듭 밑에서 연결해 타이 모양을 고정시키는 탭칼라, 가장 기본적인 레귤러 칼라 등이 있다. 칼라 외에도 주머니 모양, 밑단이 일자이냐 라운드이냐, 요크(셔츠의 앞판과 뒤판을 이으며 어깨를 덮는 부분)의 모양, 소매여밈의 모양에 따라 셔츠 분위기가 다르다.
요즈음은 노타이가 새로운 경향이어서 셔츠 디자인이 더욱 중요하다. 타이가 놓일 부분에 단추를 세로로 나란히 2개를 달아 포인트를 주거나 칼라에 절개선이나 스티치를 넣어 변화를 준다. 실루엣은 예전에 비하면 슬림하지 않고 낙낙하게 풀어주는 쪽. 색상은 회색 흰색 검정이 기본이고 튀는 색상보다는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카키나 베이지가 유행이다.
정선교 (코오롱상사 헨리코튼 디자인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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