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파문 과정에서 가장 몹쓸 봉변을 당한 사람은 하순봉(河舜鳳)총장이다. 1차공천 결과 발표 당일(18일) 공천에 탈락한 김호일(金浩一)의원으로부터 린치를 당한 것도 모자라, 25일의 2차 공천에선 자신을 두들겨 팬 김의원이 다시 공천을 받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게다가 그는 당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공천 인책론의 핵심 대상자로 몰려 있다. 기실 그는 1차 공천 이튿날 이회창 총재를 찾아가 사의를 표명했다. 파문에 대한 책임도 책임이었지만 지역구(경남 진주) 사정도 그로선 적잖은 부담이었다. 하지만 이총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총장은 2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천 과정에서 총재에게 고언도 많이 했고, 심사위원들과 격론도 자주 벌였다』면서 『기본방향은 옳다는 생각에서 큰 틀에 합의했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또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었지만 총재와 당이 어려울 때 누군가 버텨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사의를 접었다』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음을 거듭 강조했다.
김의원 낙천 번복에 대해서도 그는 『경남 의원들이 중간에 적극 나섰다』며 『내 꼴이 우습게 됐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넘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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