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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산성비, 중국협조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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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산성비, 중국협조 촉구한다

입력
2000.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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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았다. 그러나 환경연구기관에 따르면 그 눈은 산성눈, 그것도 산도(酸度)가 높은 눈이었다고 한다. 장마철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 내리는 비와 눈의 70%이상이 산성으로 확인되고 있다.우리 사회가 그동안 환경문제에 매우 민감해졌지만 일반인들은 산성비를 안맞으면 된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러나 산성비는 인체의 건강을 직접 해치고 생태계, 농작물, 산업시설, 문화재등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 그래서 산성비 문제는 지역간 국가간 쟁점이 돼가는 추세다.

산성비의 첫째 원인은 우리가 내뿜는 산업및 자동차 매연이다. 석탄과 석유제품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산업시설과 교통수단들이 내뿜는 아황산가스 등이 공기중에 부유하다가 빗방울과 함께 반응하여 산성비로 변하는 것이다. 산성비 원인을 줄이는 것은 정부 기업 소비자가 함께 풀어야 할 중요 과제다.

산성비의 두번째 원인은 중국이다. 80년대 이후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중인 중국은 에너지원으로 석탄사용을 늘리면서 지구온난화 기체인 이산화탄소와 산성비의 큰 원인인 아황산가스를 어마어마하게 방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내리는 산성비 원인의 30%가 중국에서 흘러오는 대기오염 물질이라고 환경기술개발연구원이 측정하고 있다. 산업시설이 거의 없는 제주도에 내리는 비의 60%가 산성비라고 한다. 우리나라 산성비의 공급원이 편서풍을 타고 오는 중국의 오염물질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둘 때, 한·중·일 3국의 환경장관들이 이틀동안 베이징(北京)에서 동북아지역 환경개선을 주제로 회의를 갖고 9개항에 합의한 것은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킬만 하다. 합의사항중에 바로 산성비와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공동조사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과 일본에 비해 산업화가 뒤떨어진 중국이 환경문제에 얼마나 협조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조사도 쉽지 않고, 중국의 협조를 얻기도 어렵겠지만 포기해선 안된다.

날이 갈수록 산성비에 대한 중국의 영향은 커질 것이다. 산성비 뿐 아니라 해양오염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을 나라는 한국이다. 정부가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문제지만, 회담 자체에 만족해선 안된다. 과학적 자료를 수집해 이를 토대로 따지고 협상하는 외교력을 배양해야 할 것이다. 중국도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21세기의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주변국가와 환경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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