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6일 서울대 졸업식에 참석, 졸업생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며칠동안 연설문을 직접 썼을 정도로 서울대 졸업생들에게 「하고싶은 얘기」를 했다.김대통령은 『간곡한 당부의 말을 하고자 한다』며 3가지를 얘기했는데 그 첫번째가 학벌에 안주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김대통령은 『학력에 안주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오늘 교문을 나서는 순간 서울대 출신임을 잊을 각오를 하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빌 게이츠, 손정의(孫正義)씨를 예시하며 『이같은 상상못할 성공이 가능한 게 오늘의 현실』이라며『도전정신을 가진 창조적 지식인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둘째는 경쟁력있는 세계인이 돼야 한다는 것. 김대통령은 『여러분이 경쟁할 상대는 한국인이 아니라 선진국 젊은이들』이라며 『한사람 한사람이 일류가 될 때 한국이 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당부는 자신의 철학인 「무엇이 되기 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김대통령은 『인생의 성공은 사장이 되는 것도, 대통령이 되는 것도 아니다』면서 『양심이 떳떳하고 가족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게 진정한 성공』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만일 바르게 사는 것과 현실적 성공을 양자택일 해야 할 때는 주저없이 바르게 사는 길을 택하라』고 조언했다.
대통령의 서울대 졸업식 참석은 94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이후 6년만이다. 또한 74년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의 참석 이후 5, 5공에 걸쳐 현직대통령의 참석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졸업생들과 학부모들은 김대통령을 환대했다. 특히 김대통령이 서울대의 인재 배출, 민주화 공헌 등을 평가하고 졸업생들에 대한 당부를 하는 대목 등에서는 5번 중간 박수가 나왔다. 다만 김대통령이 졸업식장인 체육관을 떠날 때 밖에 있던 학생 10여명이 「집권 2년동안 한 일이 무엇이냐」는 구호가 적힌 종이를 펼쳐들고 시위를 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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