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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드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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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드림팀?

입력
2000.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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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대회에 출전했던 미국의 농구 대표팀은 「드림팀」으로 불렸다. 프로선수들의 올림픽 참가가 허용된 덕분에 매직 존슨, 마이클 조던 등 프로농구(NBA)의 슈퍼스타들로 환상적인 팀 구성이 이뤄졌던 것이다. 꿈에서나 가능했던 일이 실현됐다고 해서 드림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팀은 물론 대회에서 다른 팀을 마치 어린애 다루듯 하면서 손 쉽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98년 프랑스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의 D조를 일컬어 국내 언론들은 「죽음의 조」라고 했다. 사상 최강의 전력을 보유했던 스페인, 아프리카의 최강 나이지리아, 동구의 철벽 강호 불가리아, 라틴아메리카의 돌풍 파라과이 등 제각기 8강 이상을 내다보는 강팀들이 한조에 모였던 것이다. 그러나 대회 결과 D조는 8강 진출 팀을 하나도 배출하지 못한 채 지리멸렬했다. 그래서 죽음의 조는 죽어버린 조가 됐다.

■민선 서울시장을 지낸 경제학자 출신의 조 순, TK의 맹주를 자처해온 실력자 김윤환, 산전수전을 다 겪어낸 야당총재 출신의 이기택, 국무총리를 역임한 서울대 총장 출신의 이수성, 민중개혁 노선을 걸어온 운동권 1세대 주자 장기표, 현역 국회 부의장인 7선의 관록파 신상우, JP의 발등을 찍었던 재무장관 출신의 김용환…. 한사람 한사람이 일당백의 쟁쟁한 거물들이다.

■맹수처럼 으르렁대던 이들이 신당으로 뭉친다며 손을 잡았다. 컬러와 연고도 구구각색인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정치권력에 끈질긴 애착을 갖고 있다는 사실 뿐일 것이다. 엄숙한 국민의 정치행사를 불과 1달여 앞두고서 「팀」이 급조되는 일은 스포츠 세계에도 없는 희한한 만화경이다. 그들을 정말 드림팀으로 비상시키거나, 죽음의 조로 추락시키는 양단의 칼자루를 국민이 쥐고 있어 천만다행이다. 정치를 스포츠에 빗대 희화화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눈앞의 현실이 꼭 그러한 탓이다.

/송태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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