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 연구위원 '홍창용 박사'올해말이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미국의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은 신약이 나오게 된다. 한국 의약사의 쾌거를 일군 주역은 불혹을 갓 넘긴 홍창용(洪昌容·42)박사. 사람들은 그를 「한국 최고의 의약화학자」로 꼽는다.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 연구위원(상무보)인 홍박사가 개발한 퀴놀론계 항생제 「팩티브」(Factive·물질명:LB20304a)는 독성이 없는데다 폐렴과 급성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뛰어난 세계 최초의 약이다. 이미 40개국에서 8,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 좋은 결과를 얻었다. 올 10월께 FDA의 승인을 받으면 향후 20년간 순이익만 연평균 700억원씩, 총 1조5,000억원이 창출된다.
하지만 개발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93년 홍박사가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LG화학으로 복귀했을 때 88년부터 시작됐던 퀴놀론게 항생제 개발은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초기 프록젝트 매니저는 위암으로 세상을 등졌고, 독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연구중단의 조짐마저 있었다. 1년여의 집중연구끝에 94년 홍박사 연구실에서 환호가 터져나왔다.
세계 어느 누구도 생각못한 아이디어로 「옥심」이라는 독창적 구조를 지닌 항생제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동안의 항생제는 약효가 탁월하면 독성이 강하고, 독성을 누그러뜨리면 약효가 떨어지는 딜레마를 풀지 못하고 있었다. 홍박사는 그의 말대로 「70%의 경험과 30%의 직관」으로 이 딜레마를 쾌도난마처럼 해결한 것이었다.
97년 세계 최대의 항생제 회사인 영국의 스미스클라인 비참사가 계약금 3,775만달러, 매년 로열티 9% 등의 조건으로 공동개발을 제의해왔고, LG화학은 마침내 지난해 12월 한국 최초로 FDA에 신약발매 허가를 신청했다.
홍박사는 『아직도 우리나라가 대부분 선진국에서 개발된 의약품을 사용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한국이 세계 초일류 의약개발국으로 발돋움하는데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나의 취미
전국의 사찰을 찾아다니는 것이 취미다. 절에는 문화가 숨쉬고 있고, 절에 가면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대덕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충청도와 전라도의 절들을 많이 둘러보았다. 백제의 고도인 부여, 공주 지역에 좋은 절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예산 수덕사가 인상적이다. 항상 가족과 함께 다니며, 출발전에 둘러볼 절에 대해 공부한다.
●약력
▲58년 서울 출생 ▲81년 서울사대 화학과 수석졸업 ▲83년 럭키중앙연구소 연구원 ▲91년 미국 하버드대 이학박사 ▲93년 LG화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2000년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 연구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