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발표된 한나라당의 2차 공천 결과는 부산 민심 달래기와 당내 반발 누그러뜨리기로 요약된다. 부산 서구 공천자가 이상렬(李相烈)씨에서 정문화(鄭文和)의원으로 바뀌었고, 김덕룡(金德龍)부총재계의 백영기(白榮基)지구당위원장이 당초 내정자였던 유인태(柳寅泰)전의원 대신 서울 도봉을을 꿰찼다.그러나 일각에서는 분란 수습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는 바람에 공천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뒤죽박죽이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순봉(河舜鳳)총장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물의를 일으켰던 김호일(金浩一·경남 마산 합포)의원을 다시 공천하고, 성동에 낙점됐다가 이세기(李世基)의원으로 교체됐던 김도현(金道鉉)전문체부차관을 강서갑으로 돌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
부산 서구는 2.18공천에서 가장 말이 많았던 곳. 이상렬씨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과거 조직인 연청 간부 출신인 점 등 때문에 부산 의원은 물론이고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까지 언짢아 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상도동에 보내는 화해의 메시지이면서 부산 의원들의 얼굴을 세워주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도봉을의 공천자 교체는 「공천 인책론」을 제기한 김덕룡부총재의 몽니가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의원은 노원갑으로의 이동을 거절, 탈락했다는 후문이다. 김호일 의원에게 재뒤집기를 당한 천하장사 출신의 이만기(李萬基)인제대 교수는 『심장이 뛰고 있다. 승복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의 교체는 지역 여론조사 결과가 너무 안좋다는 이유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자민련에서 밀린 인사들이 낙점되는 등 뜻밖의 공천자도 다수 눈에 띄었다. 윤방부(尹邦夫)연세대교수가 공천을 반납한 노원갑에는 민주당 영입인사였던 최동규(崔東圭)전동자부장관이 기용됐다. 최전장관은 민주당 공천에서 함승희(咸承熙))변호사에게 밀렸었다. 한나라당은 또 자민련을 탈당한 조영재(趙永載)의원을 대전 유성에 공천했다. 이삭줍기 치고는 쏠쏠한 수확으로 보인다.
김본수(金本洙)본병원원장은 구범회(具凡會)부대변인과 이날 오후까지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한 끝에 경기 용인을에 낙점됐다. 구부대변인은 여론조사서는 다소 앞섰지만 이총재 측근이라는 게 오히려 부담이 된듯 하다. 강원 속초·고성·양양·인제에서는 정재철(鄭在哲)전의원이 5선에 도전하게 됐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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