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은 25일 박태준(朴泰俊)총리와 조찬을 함께 했다. 전날 자민련이 공조 파기를 선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찬은 공조정신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상징적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사실 박총리는 민주당과 자민련의 마지막 연계고리로 남아 있다. 박총리가 철수한다면,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통분모는 없어지고 만다. 김대통령은 박총리와의 조찬을 통해 자민련이 결별선언 등의 격한 행보를 하더라도 참고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보여준 셈이다.
김대통령은 조찬에서 『과거 포철 신화를 일궈내 한국 철강산업을 세계 일류로 끌어올린 것처럼 한국 경제를 이끌어달라』는 당부로 박총리의 「잔류」를 완곡하게 권했다. 이미 총리직 유지를 밝힌 박총리는 『총리직을 열심히 수행하겠다』는 화답으로 자민련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인사는 『상황이 어렵다고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널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여지를 남겨놓는 것은 우리 몫』이라고 말했다. 선거후 공동여당의 공조가 복원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김대통령과 박총리가 불씨를 조심스럽게 감싸안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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