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에서 온라인(인터넷, PC이용)과 오프라인(전통방식)의 격돌이 점입가경이다. 지난해부터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판매망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기존 대리점이나 영업점등이 기득권을 내세우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기존 판매망의 붕괴를 우려한 제조업체와 관련 대리점들이 소비자들의 수요를 무시한채 아예 인터넷 판매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사례마저 생겼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갈등은 초기에는 책, 음반, 화장품등 비교적 값싼 상품을 취급하는 업종에서 시작됐으나 최근에는 전자, 자동차, 중공업등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무게중심이 전자상거래로 옮겨가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기존 유통업체들의 생존을 건 반발이 많많지 않다』며 『기존 유통질서와 전자상거래의 신질서간 벌어지는 갈등의 해소가 중요한 경영으로 자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 기아, 대우 등 3사 판매노조는 24일 할인판매를 무기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인터넷 자동차 판매업체에 대해 판매중단을 촉구했다. 자동차 3사 판매노조 공동대책위원회는 『인터넷 판매업체를 상대로 법정투쟁과 불매운동을 벌일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와 기아 등 제조업체는 인터넷 판매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판매망의 붕괴를 우려, 본격적인 인터넷 판매방식을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이들 전문 쇼핑몰의 저가 공세가 계속되자 이들에게 자동차를 공급한 영업소 3곳에 제재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계도 대리점들의 눈치를 보느라 본격적인 인터넷 할인판매를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대리점보다 싼 값에 사고 싶어하지만 전체물량의 70~90%를 팔아주는 대리점의 반발을 무릅쓰고 쇼핑몰 가격을 낮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보다 1년 앞서 쇼핑몰을 연 LG전자의 경우 최근 인터넷 쇼핑몰의 판매가격을 낮추려 시도했으나 대리점들의 저항으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전자양판점인 테크노마트가 인터넷 쇼핑몰을 열면서 인기품목의 할인 판매를 시작하자 양판점 입주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또 여행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항공권 사이버판매를 늘려가자 항공권 판매 수수료로 회사를 운영해온 상당수 여행사들이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신조류인 온라인 상거래가 구주류인 오프라인 거래보다 세가 약한 형국이지만 정부가 전자상거래 육성을 위한 종합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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