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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DJ경제' 다시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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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DJ경제' 다시 시작할 때다

입력
2000.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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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이 어제 취임 2돌을 맞았다. 청천벽력과도 같았던 IMF 체제 속에서 출범했던 「국민의 정부」는 2년간 외환위기를 훌륭히 극복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얼어붙었던 경기는 예상외 빠른 속도로 회복해 마이너스 5.8%였던 경제성장률은 두자릿수를 기록했고, 경상수지도 2년 연속 200억달러 이상 흑자를 보였다. 한푼이 아쉬웠던 외환은 800억달러에 가까운 외환보유고로 쌓여 있고, 물밀듯이 들어오는 달러로 환율을 걱정하게까지 됐다. 「IMF체제 우등 졸업생」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아직도 해결해야 할 일이 많고, 넘어야 할 산들이 첩첩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말부터 제기됐던 IMF 3년차 증후군이 우려된다. 금융위기를 겪었던 나라들을 분석한 결과 IMF 3년차에는 위기 극복 이후 발생하는 사회적 이완현상인 위기극복 증후군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멕시코가 대표적이다. 멕시코는 IMF 구제금융 3년차인 1985년 선거를 맞아 표를 의식한 정부가 개혁의 고삐를 늦춘 결과 다시 위기를 맞았었다.

이같은 현상이 우리에게도 나타나는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최근 높아지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흑자를 지속했던 무역수지는 지난달 4억달러 적자로 돌아선 후 이달에도 적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주요 부품의 높은 해외 의존도 등의 구조적 문제점에다 원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 일본 엔화의 약세, 과·호화소비 풍조 만연 등이 겹치면서 무역수지 흑자 기조 유지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중산층 몰락에 따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심화는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100만명 밑으로 떨어졌던 실업자수는 다시 110만명대로 늘어났고, 특히 청년층의 실업률은 10%선을 넘어섰다. 지난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물가상승률은 올들어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으며, 금리 불안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기업·금융·노동·공공 등 4대 부문의 개혁을 그토록 강조했지만,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것은 없다. 발등의 불은 껐지만 그 과정에서 파생된 부작용들이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다.

이제는 다시 시작해야 할 때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것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지는 어느 정도 명확해졌다. 지난 2년간의 과정을 냉철히 살펴 앞으로 3년동안의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 우선 시급한 것은 경제가 정치 논리에 휘말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외부의 칭찬에 지나치게 우쭐하고, 내실없이 자만했던 것이 IMF체제를 불러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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