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5일 『총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 유일야당인 한나라당이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오로지 당 총재가 부덕한 탓』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한나라당을 지지해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이총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파동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이 겪고 있는 공천 후유증은 새 정치의 탄생을 알리는 진통으로 이해해 달라』면서 『총선 직후 조기에 전당대회를 개최해 공천과 선거결과에 대한 당원들의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총재는 『공천에 탈락한 분들이 토로하고 있는 비난도 겸허한 마음으로 감내하고 있다』고 전제, 『그러나 그분들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은 구시대 정치를 연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총재는 당내 일각의 공천 인책론에 대해 『잘못이 있다면 전적으로 총재에게 있다』면서 『우리당을 지지해준 국민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더이상 혼란상태로 가지 않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해 현재로선 당직 개편을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총재는 당 개혁과 관련, 『부총재단 경선제를 도입해 당의 전면적인 민주화와 세대교체를 단행할 것』이라며 『공직 후보자 선정에서도 예비선거제와 같은 상향식 공천을 실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총재는 이에앞서 이날 아침 상도동으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전격 방문, 40분간 단독 조찬회동을 갖고 공천 파동의 수습과 야권 단합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이총재는 회동후 『전직 대통령이자 정치선배, 정치원로인 김전대통령으로부터 혼란스러운 사태에 대한 충고와 격려를 듣기 위해 만났다』면서 『정국이 다당으로 쪼개지는데 대한 심경을 밝히고 더이상 나라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충고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상도동 대변인역인 박종웅(朴鍾雄)의원은 『이총재가 공천이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얘기했으나, 김전대통령은 특별한 언급없이 듣기만 했다』고 전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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