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다시 폭발했다.23일 나스닥 지수는 시스코 시스템스, 퀄콤 등의 강세에 힘입어 전장보다 168.21 포인트(3.84%)가 오른 4,550.33 포인트를 기록, 최고치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이로써 나스닥은 4,500 포인트대를 처음 뛰어넘은 17일(4548.92) 이후 6일만에 올 10번째 기록 경신에 성공했으며, 하루 상승폭 역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의 나스닥 폭등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전과는 좀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와 함께 금리 변수에 적잖은 영향을 받았던 나스닥이 이제 금리 등 「외생변수」의 한계에서 벗어나 완전한 자체 추진력을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상원 금융위원회 증언을 통해 경기과열을 우려하며, 추가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했지만 나스닥의 상승 장세를 꺾지는 못했다.
『주가만을 갖고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이 장세에 고무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일부 의견도 있으나, 대세는 금리를 최대 무기로 하는 그린스펀의 입도 나스닥의 지칠줄 모르는 체력에 밀려 「약발」을 잃고 있다는 쪽으로 가고 있다.
오히려 「주가, 금리 별개론」을 처음 피력하며 『증시가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라는 그린스펀의 이날 발언은 FRB의 시장개입의 한계를 인정한 제스처로도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증시분석가 로렌스 가브리엘은 『금리가 6.50%가 되건, 6.80%가 되건 나스닥의 성장은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며 『나스닥 유입을 촉진하는 요소는 엄청나다』 고 말했다.
한편 그린스펀 FRB 의장은 이날 상원에서 지난주 하원 증언때와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과열된 미국 경제를 경고하며, 재정흑자의 윤곽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때까지 새로운 계획에 대한 지출 공약을 보류해 줄 것을 연방정부에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그린스펀의 발언을 토대로 FRB가 3월 21일, 5월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 포인트씩 최소한 두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FOMC는 지난해 6월부터 2일까지 모두 네차례 연방기금금리를 5.75%까지 1% 포인트 인상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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