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로 색슨의 감청 네트워크가 국가 안보와 개인의 자유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르네 갈리 드장 프랑스 국회의원).미 국가안보국(NSA)이 영국 등의 협조로 운영하는 위성통신 세계 감청망인 「에셜론」의 불법 도·감청 논란이 미국·영국과 프랑스 벨기에 등 비영미국 사이에서 국가간 대결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엘리자베드 기구 프랑스 법무장관은 23일 국회에서 프랑스가 이미 에셜론의 감청 수위를 자국의 경제와 군사 안보 위협 차원에서 인식, 대책 집행에 나섰음을 확인했다.
기구 법무장관은 『에셜런을 피하기 위해 기업들에게 민감한 정보에는 암호코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며 『특히 통신망이 위성을 통해 연결될 때는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드장 의원은 에셜론이 유럽국가들을 겨냥한 음모라고 주장했고 벨기에의 루이 미셸 외무장관도 유럽이 용납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의회는 이날 공식적으로 에셜론이 유럽의 민감한 상업 정보가 포함된 전화 통화와 팩스통신, e-메일 내용을 시간당 수십억건씩 감청하고 있으며 마이크로 소프트(MS)와 IBM 등 미국 대기업이 기술을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유럽의회의 독립조사관인 스코틀랜드 출신의 던컨 캠벨이 작성한 에셜론 관련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대기업들이 에셜론 탓에 미국측에 빼앗긴 상업계약은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보고서에서 제시한 에셜론의 경제정보 불법수집 사례는 프랑스 톰슨의 13억달러짜리 감시시스템 제작 에어버스의 60억달러짜리 항공기 판매 일본산 자동차의 배기가스 유출 실태 미국의 일본 고급차 수입 협상과 대 프랑스 일반관세무역협정(GATT) 등 무차별적이다. 캠벨은 『그들(에셜론)을 막을 수 없고 그들은 계속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은 에셜론의 불법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한마디로 노(No)』라며 『에셜론은 고도로 엄격한 규정에 통제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제임스 루빈 미 국무장관도 『정보당국은 철저하게 미국법을 지키고 있다』며 『민간 기업을 돕기 위해 경제 무역 정보를 빼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에셜론은 미국이 1948년 적성국 정보수집을 위해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의 협조를 얻어 만들어 졌으며 냉전 이후 경쟁자 감시를 위한 경제 스파이 행위로 용도가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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