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전통의 브리태니커는 CD롬이라는 20세기 말 갑자기 나타난 정보혁명의 산물에 정복당했다.브리태니커가 개인투자가에 헐값에 팔린 지 5년. 정보기술이 부를 결정하는 디지털시대가 열리면서 재벌총수 부럽지 않은 벤처기업가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24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 조사결과, 상장·등록기업 대주주중 최대 주식 자산가 10걸에 벤처기업가는 6명, 재벌총수는 삼성 이건희 회장과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 몽헌 몽구회장 4명에 불과했다.
대부분 재벌총수들은 벤처기업가에 추월당해 갑부자리를 내주었다.
로커스의 김형순 사장은 삼성 이회장에 1,400억원 적은 7,368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김사장은 29세에 직원 4명과 2,0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만에 국내 최고 갑부를 넘보고 있다. 주성 엔지니어링 황철주-한국정보통신 박현서 사장은 각각 5,706억과 4,425억원으로 현대 정 명예회장을 제치고 3,4위에 올랐다.
핸디소프트 안영경-새롬기술 오상수-미래산업 정문술-다음 이재웅 사장도 3천억원대의 자산으로 2천억원대인 현대의 몽헌 몽구 회장을 앞질렀다.
벤처기업가와 비교할때 한진 조중훈-양호 부자는 12.13위, SK 최대원 회장은 14위권에 머물고, 한화 김승연-롯데 신격호 회장은 22.23위, LG 구본무-쌍용 김석원회장 25.26위, 금호 박정구 회장 37위로 처진다.
이같은 신흥 갑부의 출현은 마술같은 코스닥시장의 폭발 덕분, 코스닥 활황이 지속될 경우 이들의 주식자산은 순식간에 조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 그러나 작년 초 청년재벌로 떠오른 골드뱅크의 김진호 사장이 33억원으로 조사대상 벤처기업가중 38위로 밀려난 것처럼 변화가 극심한 시장변화에 따라 판도는 뒤바뀔 수 있다.
또 재벌총수의 재력은 비상장 기업의 주식의 가지가 초함되지 않아 이보다 많을 수 있다.
하지만 부가 굴뚝산업에서 안테나 산업으로 이동하고, 정보의 경제인들이 페이퍼(증권)자본가로 올라서 제조업자를 무릎꿇리는 새로운 판도변를 확인할 수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선 세계 최고부자가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와 소프트뱅크 손정의씨로 바뀐 모습이 국내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며 부의 재편현상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