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이라도 극장에 개봉하면 2만 7,500원. 그냥 비디오로 출시하면 1만 7,600원. 무려 비디오 1개당 1만원 차이가 난다. 이를 이용해 비디오 판매가격을 높여 비디오 대여점과 소비자(일반 판매용 비디오의 경우)만 피해를 보고 있다. 더구나 그 수법도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스릴 씨커」는 3일만 걸고는 「중앙 극장개봉 화제작」이라고 선전하는가 하면 「더 페이스」처럼 아예 개봉하지도 않았으면서 「스카라극장 개봉작」이라고 속이기까지 했다. 비디오산업발전회 조사에 의하면 최근 3개월간 2만7,500원에 출시한 소위 「대박용」 이라는 66편의 영화 중 1주일이하 개봉한 영화가 무려 22편었고, 확인이 안되거나 개봉조차하지 않은 작품도 10평이나 돼 전체 절반이 편법 또는 규정을 악용해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디오산업발전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이같은 부조리 사실을 고발하고 개봉 사실을 속인 것에 대해서는 부당 이익금 반환청구 소송, 편법개봉에 대해서는 소비자 단체를 통해 시정을 촉구하기로 했다.
「깜짝 개봉」으로 비디오 출시가격을 높이는 얄팍한 상술은 국내 제작사보다는 미국 직배사가 훨씬 심하다. 자체 극장 배급라인중 한 극장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 극장으로서는 다음 흥행작을 받기 위해 관객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의 압력에 굴복해 1주일씩 극장을 내주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코만도 해밀턴」과 「바로 워즈」. 두 작품은 브에나 비스타가 3류 액션물이어서, 가족영화지만 흥행성이 없다는 이유로 버린 작품이면서도 지난해 서울, 그것도 중심극장이자 예술성 높은 영화를 상영하는 종로 시네코아와 코아아트홀에 버젓이 일주일간 걸었다. 그래놓고는 「극장개봉작」이라고 선전해 비디오 판매가격을 높게 받았다.
더구나 브에니 비스타는 98년 비디오테이프 가격을 22.2% 인상하면서 3만개 이상 팔리는 것만 2만7,500원을 받기로 합의한 것까지 위반했다. 「바로 워즈」는 1만5,000여개, 「코만도 해밀턴」은 2만여개 밖에 판매되지 않은 허위 「대박」이면서 2만 7,500원을 받는 횡포를 부렸다. 국내 공급사인 우일영상이 영화관에서 2주동안 상영한 완성도는 높은 작품이었지만 흥행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 「검은 고양이 흰고양이」를 2만원에 판매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비디오대여점 체인인「으뜸과 버금」의 이후극 회장은 『브에니 비스타처럼 직배사의 횡포와 교묘한 사기술에 극장, 비디오대여점, 소비자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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