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자연다큐 특별기획 시리즈' 12편한국에서 자연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다른 장르에 비해 많은 시간과 제작비, 그리고 기다림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한 방송사 제작진과 시청자들의 인식부족도 극복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MBC가 25일 「겨울철새와의 여행」을 매월 한편씩 방송하는 「2000 자연 다큐멘터리 특별기획 시리즈」 12편은 시청자들에게 숨겨진 자연의 모습과 의미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연 다큐는 특정 동·식물등 미시적인 세계뿐만 아니라 한 지역의 생태계를 조망하는 거시적인 측면까지 아우르고 있다. 지난해초 기획에 들어가 편당 제작기간이 1년여가 소요되고 몽골, 캄차카 등 해외취재뿐만 아니라 공중촬영을 비롯한 다양한 특수촬영도 시도했다. 제작비만도 편당 5,000만~2억원. MBC 김윤영 책임연출자(CP)는 『우리 방송사에서 제작 상황이 열악해 대형 자연다큐를 보통 1년에 1-2편을 방송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점차 환경오염으로 파괴되는 생태계의 문제와 동식물이 갖는 의미가 갈수록 커지기 때문에 올해 12편을 제작, 방송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000 자연 다큐멘터리 특별기획 시리즈」에서는 4-5명으로 구성된 12개 제작팀이 한 편씩을 담당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BBC「Nature World」제작 방식을 도입한 것도 이번 자연 다큐의 특징. MBC 자체 제작팀과 20-30년동안 자연 다큐를 제작해 온 노영대 한국자연생태정보센터 회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역할을 분담해 만드는 방식이다.
25일 방송하는 「겨울 철새와의 여행」 은 한반도에서 서식하는 오리류 고니류 등 100여종의 철새 생태계를 조명한다. 서산 천수만, 주남저수지, 부산 을숙도, 서천 금강하구언, 해남 고천암호등 겨울 철새 서식지를 찾아 환경오염이 초래한 철새의 생태계 변화를 보여준다.
이어 특수한 생태계를 보이고 있는 제주도의 겨울 모습을 담은 「제주도의 겨울나기」 한반도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조 저어새를 1년동안 추적한 「저어새의 꿈」 한국 철새들의 주요 경유지인 캄차카의 상황을 보여주는 「캄차카를 가다」 고산지대의 생태환경을 조명한 「백두대간 남쪽을 가다」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잘 알지 못하는 개똥벌레의 일상을 특수 촬영한 「개똥벌레의 세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흰꼬리수리의 1년을 조망한「흰꼬리 수리의 비행」등을 제작, 방송할 예정이다.
해외 수출도 모색하고 있다. 김윤영CP는 『미국 유럽 등에서 열리는 다큐 견본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많은 국가들이 자연 다큐를 구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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