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에 반발하는 이탈 세력의 신당 창당작업이 23일 본격 수순을 밟기 시작함에 따라 4·13 총선구도는 1여 3야의 4당 체제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 등 기존 여야 3당은 신당이 영남과 수도권에서 총선 판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대응 선거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제4당 창당을 추진중인 조 순(趙 淳) 김윤환(金潤煥) 신상우(辛相佑)의원과 이기택(李基澤)전총재대행 등 4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 내달 5일 이전까지 중앙당 창당에 필요한 5개 시·도 23개 지구당 창당대회를 마치기로 했다.
이들은 조 순의원을 대표최고위원에, 이수성(李壽成)전총리를 최고고문에 각각 추대하고 조의원 김의원 신의원 이전대행과 장기표(張琪杓)새시대 개혁당 대표 김용환(金龍煥)한국신당 중앙집행위의장 등 6인을 최고위원에 선임했다.
이에 앞서 조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선언한 뒤 『한나라당 공천에서 떨어진 인사들을 포함해 민주적인 절차의 중요성을 알고 발전지향적인 인물이 모인 새로운 당을 발족시키는데 역할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신당 지원 여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이날 이전총리와 박찬종(朴燦鍾)전의원의 잇단 방문을 받았으나 현실정치에 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박종웅(朴鍾雄)의원이 전했다. 김전대통령은 그러나 『나도 야당총재를 오래 했지만 당직 인선이나 공천자 결정에 있어서 비주류 다수를 배려했다』고 말해 한나라당 공천의 문제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이에 맞서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신당 창당에 대해 『DJ대 반DJ 전선을 흐뜨리려는 현정권의 전략에 부응하는 여권의 2중대 노릇을 할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총재는 이날 충북 음성에서 열린 한나라당 충북 진천·음성·괴산 지구당 정기대회에 참석, 『김대중(金大中)정권은 전국을 가르는 다당화 정당구도로 야당을 분열시키려는 정계개편을 시도해왔다』면서 이같이 말하고 『신당이란 이름으로 역사에 거스르는 일을 해선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총재는 특히 이수성 전총리가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때로는 여권 2중대 노릇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겨냥해 『이런 것이 우리가 걱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총재는 『우리 당의 공천은 새로운 정치를 향해 새롭게 바뀌어야 하는 시대적 요구와 역사적 부름에 응한 것』이라며 『공천에 대해 사당화, 반대계열 죽이기라고 욕하는 것은 역사적 취지를 부정하는 모략』이라고 비판했다. 이총재는 대회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공천인책론에 대해 『공천인책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김덕룡(金德龍)부총재는 이날 이총재의 공천파동 책임론을 정면으로 주장하며 이총재의 사과를 촉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탈당가능성을 시사했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음성=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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