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미대선] 미시간·애리조나 승리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벼랑끝에서 살아났다.
22일 실시된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 대통령선거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맥케인 의원이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를 누르고 승리한 것은 사흘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의 패배의 늪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번 미시간과 애리조나 주예선은 맥케인에게 여러가지면에서 의미있는 싸움이었다. 미시간주는 58명이나 되는 대의원이 배정돼있는 데다 중북부 공업지역의 표심을 엿볼 수 있어 본격적인 「메이저리그」로 평가됐다. 게다가 존 엥글러 주지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화당 지도부가 부시를 지지하는 사실상의 적지여서 여론조사의 근소한 우세에도 불구하고 맥케인의 고전이 예상됐었다.
또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패배로 상승세가 주춤한 상황이어서 자칫 이곳에서마저 패할 경우 맥케인은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을 뻔했다. 때문에 맥케인이 비록 두자리수는 아니지만 5% 포인트내외의 「의미」있는 승리를 거둠으로써 일단 경선구도를 중반전으로까지 끌고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 승리에도 불구, 맥케인이 부시를 누르고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려면 극복해야할 난제가 지난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출구조사결과 맥케인의 승리는 「레이건 민주당원」이라 불리는 보수적 민주당원과 무당파들의 압도적 지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통 공화당원들로부터 부시에 비해 상대적 약세를 보이고 있음이 또 드러난 것이다. 이번 미시간주처럼 민주당원들에게도 투표가 보장된 「오픈 프라이머리」에서는 부시에게 해볼만하지만 민주·공화당 예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3월7일의 「수퍼화요일」에서는 민주당원의 몰표가 불가능해 맥케인의 열세가 분명해보인다. 맥케인이 공화당 내부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돌풍을 이어가기는 어렵다는 선거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부시 진영의 경우 「밑져야 본전」인 이번 예선에서 패해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고 자위하고 있지만 승부이외의 현안에서 적지않은 손실을 입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 맥케인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승기를 잡았지만 출구조사결과 미시간주 유권자들은 부시가 맥케인에 비해 공정하지 못한 선거운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맥케인의 텃밭을 공략하기위해 애리조나주에서 200만달러나 들여 전화와 DM공세를 펴는 등 헛돈을 낭비했다. 뿐만 아니라 예선이 진전되면서 민주당과의 본선대결에서 맥케인이 더 경쟁력있는 후보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점도 부시에게는 짐이 되고있다.
맥케인이 다시 힘을 얻음으로써 이제 공화당 예선은 29일의 버지니아주와 워싱턴주등의 예비선거에 이어 3월7일 「화요일의 대전투」에 가서야 승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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